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돌봄'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가정과 개인의 당면 문제이자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입니다. 돌봄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지역소멸과 초저출산 시대에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시대의 당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미디어 '이로운넷'은 전국민돌봄보장 실현을 위한 담론과 실천적 대안 마련을 위해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으기로 하고, [기획특집-돌봄]을 연재합니다. 연재에서는 단기적 방향에서 전문 인력의 협력 구조 구축과 장기적 방향에서 통합 돌봄 케어 시스템 구축에 있어 문제점을 짚어보고 현실적인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구강돌봄진료의 중요성과 노인치의학"(보건의료서비스-제15조)
이성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노인의 구강 기능은 먹고, 말하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 필수불가결하다. 이를 위해서는 입안의 치아와 타액(침)은 물론 혀-입술 등 주변 조직들의 조화로운 작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와상 상태인 돌봄 노인에서는 근력감소에 따른 신체 노쇠와 더불어 조화롭게 구강기능을 할 수 없는 구강기능저하(구강노쇠)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스스로 구강위생관리를 할 수 없고, 여러 만성질환에 의한 복합투약의 부작용으로 입마름이 심해진다. 이로 인해 여러 개의 치아 뿌리 우식(충치)과 치주염이 발생과 함께 여러 개의 치아가 빠지게 되면서 씹는 힘이 줄어든다. 게다가 드물게는 뇌병변에 따른 혀-입술 기능까지도 감소하면서 구강기능저하의 전형적인 양상을 보인다. 노인치의학이란 이런 돌봄 노인의 구강기능저하(구강노쇠)를 사전에 인지하여 예방하거나 재활을 통해 회복(또는 지연)시키는 돌봄 치의학이다. 이에 필자는 돌봄에서 방문 치과진료와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노인치의학의 세가지 관리 측면에서 강조해 보고자 한다.
노인의 '건조하고 불결한 구강'은 흡인성 폐염 발생과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 구강환경관리
사람은 누구나 입으로 음식을 먹는 이상 하루에 최소 2-3회 구강위생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입안은 그들의 만성질환과 그에 따른 다약제 복용으로 건조해지기 쉽다. 또 퇴행성 혹은 류마티스성 손가락 관절염 등으로 제대로 된 칫솔질을 할 수가 없기에 구강이 불결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와상(臥牀) 상태로 있는 요양시설, 재가 및 요양병원 노인들(최소 80만명)이 바로 그들로서 뇌병변에 의해 혀-입술 등 구강주변 근력의 현저한 감소와 함께 스스로 칫솔질도 할 수 없고, 치과에 내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지 장애에 따른 칫솔질 자체를 망각하게 되면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이 접근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구취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이 돌봄 노인에서 흡인성 폐렴 발생의 증가와 입퇴원 반복, 이로 인한 사망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분절적 의료체계에 따른 의료 직역 간의 협업의 어려움으로 구강위생관리 없이 구강간호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돌봄 노인에서는 다음의 몇 가지 어려운 점들로 진전된 혹은 전문가 구강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손놀림이 어눌한 자, 입마름이 심한 자, 삼키기 어려운 자, 흡인의 위험이 높은 자, 입을 열지 않는 자, 끈적끈적한 설태가 있는 자, 구강관리 시 입을 잘 열지 않거나(전두-측두엽 치매) 열더라도 교상(咬傷)의 위험과 흡인 위험(뇌졸중, 파킨슨병, 혈관성 치매) 때문에 적절한 자세에서 물 없이 구강관리를 해야 한다. 또 뇌병변으로 인한 설하 신경(12번) 장애는 혀의 배면에 끈적끈적한 설태 형성을 초래해 이를 제거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듯 노인 구강위생관리를 위해서는 밀착 보조인력의 도움은 물론 거의 투쟁에 가까운 노력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들의 구강위생관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도 없는 데, 구강위생관리가 요양 재원 일수와 사망률의 감소를 보이기에 중환자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재택 노인의 방문 치과진료와 구강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노인의 '구강질환(특히 치주염)'은 만성질환 발생과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 구강질환관리
구강과 그 주변부는 풍부한 혈액 공급과 임파선 분포로 인해 강력한 면역기능을 가진다. 그 중에서도 치아 주위(齒周) 조직의 면역기능은 어떤 신체 부위보다도 가장 강력하기에 치주염 발생이 곧 그 사람의 고유(1차) 면역 기능 이상을 알리는 경고등임을 알 수 있다. 또 치주질환자의 40%에서 2차적으로 만성질환이 있으며, 이는 치주질환이 당뇨병(6.0배), 흡인성 폐렴(4.2배), 혈관질환(2.7배)의 높은 발생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돌봄 노인의 입안은 심한 입마름과 함께 남아 있는 치아의 치경(齒頸) 부분이 시꺼멓게 변해 있기도 하고, 치관 없이 새까만 치근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남아 있는 치아들도 대부분 치주염으로 진행되면서 통증과 피고름 증상을 보이며, 점막에만 달랑 붙어 있는 비가망(hopleless) 치아로 인해 음식을 먹을 때마다 지속적인 고통을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잘 먹지 못하는 돌봄 노인에서는 구강불결에 더해 영양결핍에 따른 심한 면역기능 저하는 만성 치주염에 의한 전신의 기회감염을 더욱 증가시키는 전신질환의 도화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요양시설이나 재택에서는 거의 구강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심지어 요양병원에서도 현행 의료법 하에 모든 치과진료가 가능하지만 사실상 구강은 방치되어 있다. 이는 요양시설 치과계약의사제도의 제도 운영의 미비와 올 초에 입법된 통합돌봄법 및 치과의사가 요양병원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의료법 조항 때문이다. 또 요양병원 내 치과의사 고용이나 치과 개설은 거의 없고, 의사-치과의사 간 협력체계도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돌봄 노인의 방문 치과진료는 현행 치아 중심의 적정한 행위 수가 치료가 아닌 어느 정도 섭식과 삼킴이 가능한 구강기능 유지 및 향상을 위한 구강관리 개념의 수가로 인해 치과의사가 수동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노인의 '구강노쇠'는 노쇠의 동반 및/혹은 선행 요인으로 노쇠의 가늠자이다: 구강기능관리
'구강노쇠'는 구강노화에 구강환경적, 구강질환적 및 구강기능적 측면이 더해지면서 결국 구강기능저하와 저작 및 삼킴 장애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통상 자립 노인의 '구강노쇠'는 주로 많은 치아가 빠졌음에도 임플란트 보철이나 의치 수복 없이 장기간 방치하여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이들의 '구강노쇠' 예방과 삶의 질 향상에 국가 무료 틀니사업과 국가건강보험 보장성(65세 이상 부분 틀니, 완전 틀니 평생 2개 임플란트)이 크게 기여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뇌졸중, 치매 등 뇌병변을 가진 돌봄 노인의 '구강노쇠'는 자립 노인의 '구강기능저하'에 뇌병변에 따른 뇌신경(7, 9, 10, 12번) 손상으로 혀-입술 기능저하가 더해져 비가역적인 회복 불능의 구강기능장애(저작장애, 삼킴장애)로 귀결되기도 한다. (참고로 한국형 '구강노쇠' 개념의 정립과 제도 도입을 모색하면서 75세 이상 독일 노인의 '구강기능지표' 산출과 '고령과 장애에도 건강한 구강' 개념(AuB-Konzept)은 물론 일본의 '구강기능저하증 병명 도입과 건강보험 등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구강노쇠' 정도(程度)에 따른 적절한 예방과 처치를 하지 않게 되면, 와상(臥牀) 상태의 기간 연장은 물론 영양결핍과 근감소증 및 심한 신체 노쇠를 초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구강노쇠'의 조기 예방과 조기 발견 및 처치가 중요한 이유이다. 또한, '구강노쇠' 정도에 따라 적시에, 적절한 구강기능 유지 및 약화된 구강기능의 재활과 강화 등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러한 구강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잔존 치아의 치경(齒頸) 부분의 우식과 파절을 예방하여 최대한 잔존치아를 유지(일본 2080 운동 효과 참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치경부위 불소 도포와 그에 따른 저작력(교합력) 유지이다. 또한 먹을 때 저작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는 비가망치아의 발치, 저작근의 위축에 따른 교합 불일치 발생과 틀니를 빼지 않고 계속 착용하거나 맞지 않는 틀니로 인한 고통을 덜기 위한 의치 조정과 수리, 헐거운 틀니로 인한 의치성 궤양, 구내염, 구강 진균감염, 구강점막 통증, 구강점막 작열감 등의 예방을 위한 틀니 변연 조정과 내면 이장, 수리 등이다.
돌봄 노인 구강의 환경(위생), 질환 및 기능을 관리하는 노인치의학이 흡인성 폐염과 만성질환 예방은 물론 영양결핍과 근감소증 및 신체 노쇠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서 통합 돌봄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치의학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성근: 대한노년치의학회 명예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전 치무이사, 문화복지이사, 한국커뮤니티케어 보건의료협의회 공동대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이성근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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