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돌봄'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가정과 개인의 당면 문제이자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입니다. 돌봄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지역소멸과 초저출산 시대에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시대의 당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미디어 '이로운넷'은 전국민돌봄보장 실현을 위한 담론과 실천적 대안 마련을 위해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으기로 하고, [기획특집-돌봄]을 연재합니다. 연재에서는 단기적 방향에서 전문 인력의 협력 구조 구축과 장기적 방향에서 통합 돌봄 케어 시스템 구축에 있어 문제점을 짚어보고 현실적인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이경수 위원장
이경수 위원장

"통합돌봄지원법 '계획수립 등의 협조'의 의미가 작지 않다."(제8조)

이경수(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정책위원장)

돌봄통합지원법 제8조는 계획수립 등 협조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내용은 ① 보건복지부장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기본계획 및 지역계획의 수립·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관계 기관·단체 등에 대하여 자료 제공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협조 요청을 받은 관계 기관·단체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계획수립을 위한 유관기관의 협조에 관한 내용으로 자료와 정보의 협조를 위한 근거조항으로 들어가 있어 매우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국가나 지역 수준에서 산출되어 공표된 자료 또는 유관기관 내부자료로 축적된 각종 자료, 데이터와 정보를 어느 정도의 범위로 어떻게 수집하여 분석하여 진단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중요함으로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제6조에 명시되어 있는, 통합지원 대상자의 발굴과 지원체계의 구축, 통합지원 제공 공공기반시설과 자원의 균형 있는 공급 방안, 통합지원 관련 부서와 통합지원 관련기관 간의 연계·협력 방안 등의 질 높은 계획의 수립을 위하여 핵심적인 자료와 정보 수집을 통하여 국가 수준의 그리고 지역별 현황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겠다. 

정확한 현황의 분석을 위한 전략과 노하우는 현 상황의 진단, 진단에 따른 문제목록의 작성, 유병규모의 크기, 대상자의 지역적 분포 파악, 통합지원사업 우선순위의 설정, 사업 목표의 설정 그리고 평가를 위하여 필수요건이다. 특히 현황분석을 통한 지역사회진단이 정확하게 되지 않으면, 사업의 우선순위 선정과 이에 따른 사업규모의 설정, 그리고 사업수행과 평가의 방향과 내용의 수준이 미흡한 경우가 많이 필요한 자료와 정보의 수집이 관건이다. 

그러므로 국가나 지역은 수준 높은 문제해결형 계획의 수립을 위하여, 축적된 지식과 경험(know-how)도 필요하겠고, 어디에 있는 어떤 자료를 수집하여야 하는지(know-where)에 대한 질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보의 축적과 전략이 필요하다.

필자도 많은 계획서를 평가해 보지만, 계획서 작성 양식을 모두 제공하고 설명회까지 개최한 후에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지자체별로 그 수준의 차이가 매우 큰 경우가 많다. 지역보건의료계획과 같은 광대한 계획은 물론이고, 단일 사업의 계획서의 경우도 지역간 변이가 크다. 이러한 변이는 사업의 전략의 수준과 서비스 제공 등 사업수행의 수준 그리고 성과와도 그대로 연결되는 것을 흔하게 관찰할 수 있다. 

하물며 통합돌봄의 경우는 보건이나 복지계획보다는 훨씬 많은 현황자료와 가공된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요구될 것이다, 모든 것을 지침서나 작성 양식에 명시할 수 없을 것이기에, 이 또한 지자체 내의 각 부서가 참여하고 조정하는 역량이 역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지역 내의 유관부서가 참여하여 부서별 자료, 통계와 정보를 통합적으로 검토하여 핵심적인 자료의 수집전략을 수립한 후에 유관기관에 요청하여야 할 것이다.     

건강과 관련된 사망 관련 통계, 질병이환 자료, 각종 건강행태자료, 의료이용자료,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복지와 관련된 대상자 관리자료, 각종 재원이나 서비스 지원 현황, 가족 현황, 주거현황, 이동 및 이송 현황, 의료/복지인력 현황은 물론, 정신요양시설, 장애인거주시설, 아동양육시설, 노숙인시설 등 의료 및 복지시설 현황과 환자와 장애인의 이송업체 현황 등이 총망라되어야 할 것이다. 

실태조사에서 언급된 각종 조사와 통계들도 그 조사 시점과 조사방식 그리고 내용이 매우 다양하여, 어떤 자료와 정보를 현황분석을 위하여 선택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통합돌봄지원을 위한 전략과 우선순위를 수립할 것인지가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유관기관에 자료의 요청’으로 표현된 이 조항의 의미가 매우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지자체는 통합돌봄사업의 기획과 수행 및 평가 등 사업 전주기의 내용을 관리하고 평가하기 위하여 정보관리전문가와 데이터과학자를 채용하여 활용할 필요가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다. 또한 지자체는 각종 자료와 정보에 대한 유기적인 협력을 위하여 통합돌봄 협의체에 유관기관을 참여하도록 하여 지역통합돌봄사업을 위한 지역 내 정보협력의 수준을 높여야 하겠다. 

'계획수립에 대한 협조'로 표현된 조항은 지역사회 주거진단, 지역사회 복지진단, 지역사회 건강진단 등 제대로 하기 위한 수준 높은 자료와 정보수집 전략과 지역사회 협력체계의 총아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경수(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정책위원장)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