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4.09.19./뉴시스
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4.09.19./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명태균씨가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초청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며, 김 여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공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명씨는 2022년 5월 9일, 한 통화에서 "대통령에게 전화해 따졌다"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여사의 직접적인 개입을 암시하며, 다음 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김 전 의원을 창원의창 지역구에 공천한 사실과 맞물려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보도 : 김건희 '4.10 공천개입' 음성파일 나왔다...野 "탄핵 스모킹건, 오늘 특검법 처리할 것"

이후 김영선 전 의원은 개혁신당과의 협상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을 폭로하겠다는 조건으로 비례대표 1번 자리를 요구했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요구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19일 김 전 의원이 집까지 찾아와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했지만, 개혁신당의 존폐 문제로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비례대표 1번 요구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기반한다고 전했으며, 이 메시지는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창원의창에서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겨달라고 요청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명씨는 이와 관련해 해당 메시지가 김 여사와 자신 간의 메시지이며, 김영선 전 의원과 주고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뉴스토마토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보도 내용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또한, 명씨는 김 여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 D씨의 발언 역시 허위라고 주장하며,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전략공천을 보장할 힘이 없다고 명확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명씨는 자신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이준석·천하람 의원에게 보여주었다며, 김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의 메시지로 둔갑시킨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대목에서 개혁신당과 이준석 의원의 모호한 태도도 주목된다.

이 의원은 해당 보도 이후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뉴스토마토 기사에서 언급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개입 의혹 폭로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제시'는 전혀 사실이 아니디"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건 김영선 전 의원측의 기대와 요구였고 개혁신당 측에서는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또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주변에 이야기한 것에 비해 폭로 내용이 완결성이 없을 뿐더러 대중적으로 논란이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어서  거부되었다."면서 "그래서 김영선 전 의원이 따로 공천관리위원장께 계속 안되는 것을 요구하느라 공천관리위원장과 가족까지 상당한 불편을 겪으신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보궐선거 당시 이준석 의원은 당 대표였고 지난 총선에서도 김 전 의원과 긴밀하게 접촉했던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따라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도 내막을 알고 있을 그가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는 의문으로 남는다. 

명태균 씨./명태균 페이스북(현재는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명태균 씨./명태균 페이스북(현재는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명태균은 누구인가?

명태균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경남 정치권 바닥에선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윤 대통령 내외와 가까워졌으며, 김종인, 이준석, 오세훈, 박완수, 김영선 등 보수 진영의 주요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를 주 무기로 삼아 정치 현안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브로커'나 '컨설턴트'에 가까운 인물로,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그를 역술인, 성리학, 명리학 등에 능하다고도 하나 명씨 자신은 이 같은 평가에 법적대응을 시사할 정도로 부인하고 있다.

앞서 <뉴스토마토>의 5일 자 최초 보도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 기사가 나오자 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한동안 유지하다 곧 포스팅을 내리고 프로필 사진도 바꿨다. 기자는 당시 프로필 사진을 갈무리해 확보한바 있다.

명씨는 경남 일대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며,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에 공천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 전 의원은 명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했으며, 이를 통해 아무런 연고도 없던 창원의창에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되어 5선 중진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영향력은 정치권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으며, 특히 윤 대통령과 김 여사와의 관계를 과시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씨 관련 보도들이 잇따르면서 정치권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단순한 논란을 넘어 실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로 드러나고 있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명씨의 법적 대응과 해당 의혹을 취재 중인 다수의 매체들의 추가 폭로 가능성은 향후 정치권에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국회 본회의 통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 및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 및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이날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의결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 개정안을 차례로 상정해 의결했다.

이날 처리된 채 상병 특검법은 네 번째 발의된 것으로. 채 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 실패를 겪었다. 재의결이 무산된 뒤 야권은 추가로 2건의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들 중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야당이 이들에 대한 '비토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 재의결시 여당인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이른바 '이탈표' 여부다. 여권으로선 재의결 부결을 장담하기에도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 주장대로 사실상 심리적 탄핵 상태인 윤석열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에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여당 의원들이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의결은 국민의힘 퇴장 속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단독으로 이뤄졌다. 법안이 상정되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으나, 토론 끝에 결국 본회의를 보이콧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김건희 비호에 부담을 느꼈을 거란 분석이 가능하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은 주가조작·명품가방 수수·채상병 수사 외압'에 이어 이날 총선 개입 의혹까지 자고 일어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김 여사 모녀가 23억원 이득을 봤다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은 방조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과연 확산되고 있는 김건희발 국정농단 의혹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건으로 작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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