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각)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체코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각)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며 여야를 막론하고 수위는 다르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시도에 대해 비판하며, 이러한 행위가 정치적 부적절성을 넘어서 국정농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정농단이자 불법적인 총선 개입"이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보궐선거와 총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핵심 관련자 녹취 파일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언급하며, 김 여사의 개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특히 "김 여사가 누구에게 문자를 보냈든, 누가 그 문자를 돌렸든, 핵심은 발신자가 김 여사라는 점"이라며 "국민은 대한민국 서열 1위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안이 허풍이나 고소로는 절대 덮일 수 없는 문제라며,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해명을 촉구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20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김 여사가 외부 인사와 공천 문제를 논의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대통령 부인이 정치적 위치를 이용해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 여사가 정치 브로커로 평가받는 인사와 문자로 공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점을 문제 삼으며, "이러한 논의는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김 여사의 녹취록이 공개되고 구체적인 공천 지시 정황이 드러난다면, 여당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여야 모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대통령실의 대응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김 여사의 행동에 불편함을 나타내며, 대통령실이 이번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 전반에서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보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이 있느냐 없느냐도 관심의 대상에 오른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는 2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캡처본과 녹취록 확보에 관한 이야기 등 취재 과정을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이제 시작, 장기전으로 간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컷오프를 김 여사가 직접 전화로 알려왔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유튜브 갈무리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컷오프를 김 여사가 직접 전화로 알려왔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유튜브 갈무리

박 기자는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 있습니까? 없습니까, 확보하셨습니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회사 방침상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뉴스토마토가 보도를 했지만 캡처본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를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 기자는 "한 번에 보도하지 않고 장기전으로 간다"며 "여러 정황적 증거들이 있어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건이 김영선 의원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건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 굉장히 다각도로 상황이 펼쳐져 있어 한 번에 가지 않는다"라며 후속 보도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정부 3년 차 때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때 사실은 다른 언론사들이 참전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될까 우려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9일 '뉴스토마토는 지난 5일 단독 보도에 이어 김영선 전 의원이 지난 2월 말 당시 개혁신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등과 만나 '공천 개입 의혹'이 담긴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박현광 기자는 "적당한 때에 자료를 다 공개할 것"이라면서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내용을 들려줬다라는 거를 들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라고 말해 향후 보도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 D씨의 주장을 인용해 "명씨가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내게 들려줬다. 윤 대통령이 처음에는 명씨한테 'K의원이 이건 당에 맡겨 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알았어, 내가 다시 알아볼게'라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보도했다.

또 자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명태균씨가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고 말하는 음성파일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일부 매체를 제외하곤 뉴스토마토 보도에 인용을 포함 해석 등 한 걸음 더 글어가는 데 있어 인색함도 엿보여 이 부분은 짚어야할 문제점으로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 및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 및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김건희 특검법 국회 통과,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예상…민주당 "대한민국 무법천지 만드는 것"

하지만 이번 공천개입 의혹 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대응이 향후 정치적 갈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김건희 특검법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김건희 리스크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이번 특검법 통과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총선 공천 개입 등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야권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야권 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지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인 의사진행을 비판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특검법을 "위헌적인 법안"이라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특검법 통과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김건희 왕국'이 아닌 '민주공화국'이며, 누구도 법 앞에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국민의힘이 김건희 특검을 반대하는 것은 대통령이 죄를 자백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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