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 나오고 있다. 2024.02.07./자료사진=뉴시스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 나오고 있다. 2024.02.07./자료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이제 모든 의혹의 중심에는 김건희 씨가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입니다.

윤정부 들어 부인의 논란이 정치적 이슈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의 압박 수사까지 더해지며, 형평성 논란은 더해집니다.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지역구를 옮기라고 요청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김 전 의원은 실제로 창원을 떠나 김해갑에 도전했으나 컷오프되며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뉴스토마토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본 의원들이 두 명 이상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정치권과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선 문자 메시지 뿐 아니라 음성 녹취도 곧 나올 것 같아 이제 시작에 불과할 거라는 소문도 무성합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의 파워 게임이란 분석과 함께 대통령 레임덕 현상의 일부분 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을 "김건희의 국정농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소문이 무성하던 김건희 여사의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이 실제로 드러난 것"이라며, 이번 의혹을 김건희 특검법에 포함해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결과적으로 공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천 개입은 없었다"며 이를 일축했지만 해명이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절대 그런 일 없었다'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통령 부인의 의혹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채상병 수사 외압, 관세청 마약 사건 무마 의혹, 행정부 고위직 인사, 용산 대통령실 등 인사 개입에 국민의힘 당무 개입,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도 번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는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지난 5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민주당은 이 시기에 김혜경 씨를 소환한 것은 "추석 밥상에 야당 대표 부부를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혜경 씨 측 변호인은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형식적인 수사"라며 진술을 전면 거부했고 검찰은 이에 대해 "김혜경 씨 측과 수차례 출석 일정을 협의했으며,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소환은 형평성 논란을 더욱 부채질한 셈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채용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며, 최근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주거지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한 마디로 검찰의 논리는 '현직 대통령 아내의 명품백은 선물'이고 '전직 대통령 사위의 월급은 뇌물'이라는 겁니다. 조국 대표 딸의 장학금이 뇌물이었다는 검찰의 기소가 기시감이 드는 대목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프레임까지 소환됩니다. 

특히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딸에게 생활비를 제공하다 사위가 월급을 받게 되면서 생활비를 안 줘도 되게 됐으니 뇌물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검찰 논리대로라면, 김건희 여사가 받은 300만원 명품백은 경제공동체인 남편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적 이득이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을 덮기 위해 문 전 대통령 일가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보복이 아닌 자신을 키워준 은혜에 대한 배은망덕한 처사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민주당은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에는 소극적이면서,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는 과도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수사와 김혜경 씨,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윤석열 검찰 정부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추석 밥상에 올려질 제물이 뒤바뀌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부인은 검사가 휴대폰과 신분증도 경호원에 맡기고 경호처 관할 건물로 들어가 이른바 출장 조사를 받았고 소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반면, 김혜경 씨는 검찰 출석을 요구받아 포토라인에 서는 등 수사 방식에서 차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 수사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추석 이후에도 계속해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까지 가를 부담으로 안고 가야 할 처지에 놓인 셈입니다. 

괴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봤던 국민은 '우리는 당신네가 지난여름 무슨 짓들을 저질렀는지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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