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미국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07.09./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미국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07.09./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커지는 이른바 '김건희 사과 문자 읽씹 논란'과 관련,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현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전문을 TV조선이 8일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 15일에서 25일 사이에 한 후보에 모두 5통의 메시지를 보냈다. 매체는 원문이라고 전했으나 진위 여부와 문자가 공개된 경로에 대해선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당 내에서도 '당무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후보들이 출마하는 과정과 친윤계 인사들 내지는 반한 인사들이 구심이 생기는 과정을 보면 직·간접적으로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 책임은 대통령실에 있다고 봐야한다"고 비판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7일 김 여사 측을 두고 "김건희 방탄 국회를 만들 꼭두각시 여당 대표도 손수 간택해야 하느냐"며 "뻔뻔한 당무 개입이자 국정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당 회의에서 "'읽씹 파문'의 본질은 둘의 부적절한 사적 연락"이라며 "대통령이 당 비대위원장에게 연락을 해도 '아바타'냐는 비판을 받을 텐데 김 여사가 무슨 자격으로 총선을 치르고 있는 비대위원장에게 사적으로 연락을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9일 "용산 주변에서 김건희씨가 브이투(VIP2)가 아니라 브이제로(VIP0)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자 전문을 공개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고 "김건희 씨는 한동훈 씨에게 보낸 문자에서 양자의 관계를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라고 규정했다"며 "동지라는 단어를 통해 자신이 정치의 적극적 주체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생사를 가르는 여정은 2019년 하반기 시작된 검찰 주도 연성쿠데타를 의미한다"며 "당시 두 사람 모두 목숨을 걸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2019년 하반기 이후 양자 간 어떠한 대화와 문자가 오갔는지 공개되면 윤석열 정권의 창출·유지·운영의 비사가 밝혀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TV조선이 보도한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전문이다.

▲2024년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 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 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것 같은데 꼭좀 양해부탁드려요.

▲2024년 1월 15일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2024년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4년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 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가지로 사과드립니다.

▲2024년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큰 맘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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