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조성은 연구소장
"각주구검(刻舟求劍)식 에너지안보정책, 불안하다."
미 캘리포니아주 산불이 서울시 4분의1의 면적을 휩쓸며 주거지역까지 위협하며 번지고 있다.
기후위기 경고는 기존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후위기와 AI 등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의 에너지 안보는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에너지 독립'과 '탄소중립 도달'이라는 두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왕고래프로젝트' 화석연료에 집착한 시대에 맞지 않는 에너지안보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의 미래 경제와 안보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실기(失機)이다.
세계가 탈탄소 경제를 중심으로 에너지안보를 재설계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안보 전략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5년 올해 그 흐름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영국 에너지 전문 싱크탱크 엠버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재생에너지(원자력 제외) 발전량 30%대 첫 돌파했으며 "화석연료 감소가 시작할 중대 전환점 도달"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REPowerEU' 계획을 통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에 수천억 유로를 투입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선점하려 한다. 심지어 중국도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기술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역시 수소 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단지 환경 보호를 넘어, 에너지 독립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루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2023년 재생에너지 비율을 보면, 세계 평균13%, 유럽 50%, 미국 30%, 일본 18%, 우리나라 9%. 게다가 우리 정부의 재생에너지 예산은 세계적 흐름과 달리 해마다 줄고 있다. R&D예산도 줄고 있다. 치명적이다.
'산유국의 꿈'은 에너지 안보 핵심이 아니라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 예산 전액 삭감에도 불구하고, '산유국의 꿈'을 내세우며 세계적 흐름을 읽지 못하는 화석연료 '대왕고래프로젝트'를 강행하고 있다. '기후 악당 국가'라는 세계적 비난 속에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 석유공사, 그리고 지자체인 경상북도와 포항시까지 한 목소리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국가 에너지 안보 핵심이 될것이다"고 외치고 있다. 마치 각주구검(刻舟求劍) 모습처럼 보인다. 재생에너지 예산은 삭감하면서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모습은 국제 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판단이다. 더욱이 글로벌 ESG 투자 흐름은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축소하고 있으며, 석유와 가스의 탐사와 개발은 점차 비경제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민간투자 5천억 확보 계획은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유전을 발견하더라도, 생산까지는 최소 5년에서 10년이 소요된다. 그동안 세계 시장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우리는 도태될 위험이 크다.
실기의 대가는 크다. '산유국의 꿈'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글로벌 리더의 꿈'으로 전환해라.
'성공률 20%, 수조원 대왕고래프로젝트'를 멈추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 올바른 '에너지안보' 정책이다. 우리는 이미 기술력과 인프라 면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의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세계의 흐름을 읽고 앞서 나가는 방향 전환이다. 국제적 흐름에 반하는 에너지 정책을 고수한다면 그 댓가는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곧 이 시대 '에너지 안보'다. 더 이상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정치적 불안에 이어 세계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

조성은 이로운ESG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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