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조성은 객원칼럼니스트

"왜 우리는 이토록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열광하는가." 

아마 그동안 우리가 이룬 단순히 '잘사는 대한민국'를 넘어 '위대한 대한민국'으로의 가능성을 세계에 당당히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잇는 노벨문학상 수상은 대한민국이 세계가 주목하는 경이로운 경제성장만을 이룬 나라가 아니고, 세계 속에 인류 보편적 가치를 전하는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리가 향하는 미래는 '잘사는 나라'를 넘어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위대한 나라'로 도약하는 것이다. '위대한 나라'는 단순히 경제성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의, 평등, 자유,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실천하며,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분명 "잘사는 나라"이며, "위대한 나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축적한 나라다. 짧은 시간 안에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서 경제 성장과 국민이 이룬 민주화. 또한, IT 산업, 자동차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 K-컬처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노벨평화상과 노벨문학상 수상은 이러한 잠재력을 보여준 쾌거다.

'위대한 나라'로 도약은 우리가 지닌 이러한 '위대한 잠재력'을 우리 사회 전반에 확장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와해시키는 정치적 독선과 백래시(Backlash)정치, 성차별 혐오 정치, ‘사슴을 가르켜 말이다’고 옳고 그름을 뒤집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검찰, 뉴스적 가치도 없는 노벨상 철회 무리들의 언사와 시위를 속보로 쏟아내는, 언론의 역할을 상실한 사회적 반목을 키우는 언론의 천박함. 역사적 진실에 대한 공유보다 왜곡과 폄훼, 경제적 논리에 매몰되는 지속가능성 가치와 정책 결정. 잊혀지는 평화에 대한 의지, 각자도생으로 몰아넣는 과잉경쟁사회. 이러한 모습들은 위대한 국가를 향한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잠식하는 암울한 현실이다.

'잘사는 나라'에 머무를 것인가? '위대한 나라'로 나갈 것인가? 경제성장을 넘어 민주주의, 인권, 평화, 공정, 정의, 지속가능성 등 보편적 가치의 실천, 즉 위대한 국가를 위한 잠재력을 키울 것인가 아니면 잠식시킬 것인가에 달려있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으로 잘 살기만 하는 나라를 넘어서, 세계가 존경하는 '위대한 나라'로 나가야 할 때다.

역사 왜곡과 폄훼, 정치적 후퇴와 갈등, 경제적 사회적 불안이 깊어진 암울한 현실 속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하나의 빛이 되어 온 국민을 열광시키고 있다. 이러한 열광이 한때 스쳐 지나가는 기쁨과 축하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이 지닌 축적된 ‘위대한 잠재력’을 회복시키고 발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조성은 칼럼니스트
조성은 칼럼니스트

조성은 칼럼니스트=김대중재단 여성본부장 / 前㈜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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