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조성은 연구소장

<열린사회와 그 적들>의 저자 칼 포퍼의 지적처럼,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자 한다면, 오직 하나의 길, 열린사회로의 길'뿐이다. 열린사회는 비판과 논증을 통해 합리적 원칙과 합의를 찾아나가는 사회를 말한다. 닫힌사회는 다른 가치와 신념, 비판을 억누르고 거부하는 사회다. 이는 비판과 오류의 시정을 요구하는 자들을 적으로 증오하며 폭력으로 억압하려는 전체주의 체제로 가는 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닫힌사회를 지향하는 리더이며 정당임이 증명되었다. 지난 12.3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민의 힘이 보여준 대통령 탄핵 반대는 그들의 열린사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전체주의 체제를 향한 강한 신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들은 소통과 비판 수용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민주주의의 적, 즉 ‘열린사회의 적’임을 스스로 자임했다.

우리는 역설적으로 4·19시민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항쟁, 6.10민주화항쟁, 촛불혁명 등 수없는 투쟁과 희생의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루었지만, 동시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통령과 정당을 탄생시켰다.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 제도만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없다. 열린사회의 적을 경계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 수립된 민주 공화국으로, 당시 매우 진보적인 헌법과 민주적 제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이념적 계층적 갈등으로 인한 독일 국민들의 맹목적인 증오와 폭력, 확증편향적 사고와 맹신적 열광이 히틀러의 파시즘을 탄생시켰다. 우리 또한 지난 몇 년간 용납할 수 없는 민주주의 후퇴와 이번 계엄사건을 겪으며 언제든지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을 수 있음을 보았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바램은 현재의 정치적 위기가 더 단단한 민주주의 체제를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이 닫힌사회의 사고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논쟁과 토론, 다른 가치와 신념, 다른 의견과 비판을 적대시하는 사고와 편견이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면, 제2, 제3의 윤석열 정부가 언제든지 탄생할 수 있다. 언제든지 민주주의는 흔들릴 수 있다.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전체주의를 꿈꾸는 정부가 세워져서는 안된다. 이는 열린사회의 적을 경계하고 열린사회로 가는 길일 것이다. 열린사회의 적인 정치집단과 지도자는 수 많은 희생의 댓가인 우리의 민주주의 체계를 결코 이끌어갈 수 없음을 잊지 말자. 우리가 닫힌사회의 사고를 걷어내고 열린사회의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의 민주주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조성은 칼럼니스트
조성은 칼럼니스트

 

조성은 이로운ESG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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