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조성은 ESG랩 소장

"E(환경)만으로 ESG경영은 완성되지 않는다."

'환경(E)경영'만으로 기업은 ESG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는 마치 정교한 시계의 세 개의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통합 시스템이다. 이 중 하나라도 멈추거나 균형을 잃으면 전체 시스템이 흔들린다.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E', 즉 전기차 생산을 늘리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며, 폐기물 배출량을 감축하는 등 환경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연 'E'만으로 ESG 경영이 완성될 수 있을까? ESG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최근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사례는 ESG 경영의 복합적인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테슬라는 전기차 혁명을 선도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North America) 편입, CDP 기후 변화 부문 최고 등급인 A 등급 획득 등 'E'(환경)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일부 ESG 평가 기관으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ESG 경영 선도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테슬라는 ESG 경영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MSCI ESG 평가에서 BBB 등급 (평균 수준), 서스테인리스틱스(Sustainalytics) ESG 위험 등급에서 "중간 위험(Medium Risk)" 등급을 받는 등, 객관적인 ESG 지표는 테슬라를 ESG '우수 기업'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 안전성 문제,  테슬라 공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안전 문제,  일론 머스크 CEO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와 지배구조 리스크 등 'S'(사회)와 'G'(지배구조) 측면의 약점들이 ESG 경영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이라고 해서 ESG 경영의 딜레마에서 예외는 아니다. 카카오 역시 ESG 경영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는 2023년 한국ESG기준원(KCGS) ESG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획득하며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환경(E) 영역에서 'A+' 최고 등급을 획득하고, 사회(S) 영역에서도 'A' 등급을 받는 등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2024년에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Korea)에 편입되는 등 ESG 경영 우수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 역시 ESG 경영의 '두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식 사업 확장 논란, 불투명한 경영 승계 문제 등은  'G'(지배구조)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수수료 논란, 플랫폼 독점 문제 등은 'S'(사회) 측면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낳고 있다.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획득하고, ESG 경영 우수 기업으로 인정받는 긍정적인 측면 뒤에, 'G'와 'S' 측면의 취약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SPC 그룹 계열사 공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 쿠팡에 잇따른 택배기사 과로사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기업이 환경 경영에 힘쓰더라도, 안전한 노동 환경 구축과 같은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ESG 경영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제 기업들은 'E(환경)' 경영에만 치우친 기업은 ESG 경영이라고 내세울 수 없다. 'E'(환경), 'S'(사회), 그리고 'G'(지배구조)를 통합한 '진정한 ESG 경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기업은 ESG 리스크로부터 벗어나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동시 창출하는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조성은 칼럼니스트
조성은 칼럼니스트

 

조성은 이로운ESG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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