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조성은 객원칼럼니스트

이승만은 국부(國父)가 될 수 있을까? 

'결단코 될 수 없다.'

그 이유는 보수니 진보니 진영 논리을 떠나 국부의 조건과 목적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승만 국부 추대 움직임이 거북할 정도로 눈에 띈다. 영화제작과 대대적 홍보, 8.15광복절 KBS의 다큐제작과 방영, 보수언론의 지원, 심지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념관건립추진과 추앙 발언들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에게 이승만을 ‘깊은 존경과 지지를 받을 영웅적 인물’로 세탁하기에는 쉽지 않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승만은 헌법정신인 4.19혁명에 의해 ‘쫓겨난 독재자’임은 보수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승만 국부 추대의 논리는 '몇 가지 과(過)를 이유로 공(功)을 외면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의 공(功)으로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자유민주주의체제 수립', '반공투쟁'을 내세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수많은 과(過)를 떠나 내세우는 공(功)조차도 대다수 국민들이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독립자금 착복 및 독립운동가 여운영(1947) 및 김구(1949) 암살 의혹. 간첩혐의를 씌운 억울한 조봉암 사형(1958). 조봉암은 이승만의 대표적인 공으로 내세우는 농지개혁을 이끈 초대 농림부 장관이었다. 보도연맹학살(1950), 거창양민학살(1951), 제주4.3학살(1948-1954)등 수 많은 민간인 학살. 전쟁 중 군수물자 착복으로 30만명에 이르는 장병들이 동사하거나 손발을 절단한 국민방위군 사건 (1951), 장기집권 개헌 시도 부산정치파동(1952). 헌법정신과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사오입 개헌. 

이승만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자유민주주의체제 수립', '반공'이라는 공(功은 역사적 기록과 그의 행적들을 볼 때 거짓이다. 이승만은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자인가 아니면 역행 또는 무임승차한 자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무너뜨리고 영구집권 독재체제를 위해 ‘반공’을 무기로 정적을 죽이고 수많은 양민을 죽인 자다. 그가 내세운 '반공투쟁'은 공산주의와 투쟁한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로 물든 장기집권 독재체제를 위한 반대파와 국민들에 대한 공격 무기였을 뿐이다. 그는 대립과 반목의 이념갈등 정치의 원죄를 뿌린 대통령이다. 색깔론 정치의 원조가 바로 이승만이다.

국부의 조건은 무엇일까? 

조지 워싱턴(미국), 마하티마 간디(인도), 넬슨 만델라(남아프리카공화국), 호찌민(베트남). 이들은 대표적인 각 나라의 국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가 건설과 발전을 이끈 뛰어난 리더십, 지신의 개인적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 미래를 내다본 국가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 도덕성과 덕망, 국민들의 존경과 지지다. 국부(國父)는 국가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다. 또한 후대에도 귀감이 되는 존재로서 국민들에게 자긍심과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승만은 될 수 없다. 이승만 국부 옹호자들이 부인한다고 해도, 국민에 의해 '쫒겨난 자'이며, '독재자', '위선자', '학살자'로서의 역사적 평가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어떻게 국가의 정신적 지주, 후대의 귀감, 국민 자긍심과 통합의 구심점이 되겠는가.

국민의힘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보수 정당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말이 나온다. '민주주의 부정, 장기집권과 독재, 부정과 부패, 색깔론'이 국민의힘의 정체성이라는 말인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결코 아니다.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 어이없다.

 

조성은 칼럼니스트=김대중재단 여성본부장 / 前㈜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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