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7.04./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7.04./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바이든 날리면" 보도에 대해 "허위 뉴스"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언론관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지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진숙 후보자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 브리핑에서,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준칙도 무시한 보도"라며 "음성이 100%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보도하지 않는 게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또한 청담동 술자리 보도와 김만배 신학림 보도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보도들이 근거 없는 허위 기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으면 이런 기사가 가능했겠느냐"며 야당의 주장을 일축하며,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닌 흉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공영방송이 노동권력과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진숙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의 지명은 방송 장악을 이어나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진숙씨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의 언론특보였지만 자신의 극우적 언론관을 드러냈다가 캠프로부터 퇴출당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또한 이 후보자가 이동관,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들이 어떤 불법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전임 위원장의 불법 행태를 이어받아 'MBC 장악 지령'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많은 국민들은 이 후보자의 언론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든 날리면" 보도에 대한 이 후보자의 주장은 국민 다수의 의견과 상반된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많은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시 MBC 보도가 맞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를 허위 뉴스로 매도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자료=스트레이트뉴스
/자료=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 "윤 대통령 발언, '바이든'이 '날리면'보다 2배 많아"

실제로 지난해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바이든'으로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해 1월 28~30일 전국의 유권자 2,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5.9%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바이든'으로 들었다고 답한 반면, 25.3%는 '날리면'으로 들었다고 응답했다. 

당시 조사는 ARS 여론조사 방식으로, 휴대전화 RDD(임의 전화 걸기)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응답률은 2.9%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다.

앞서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했으며, '바이든'은 '날리면'의 오기라는 주장을 근거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진숙 후보자에겐 가짜뉴스로 들렸을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이 "윤 정부가 전국민 청력 테스트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던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 대한 이 후보자의 발언은 궤변에 가까워 보인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뉴스채널은 'MBC'...뉴스 매체별 신뢰도 조사에서 MBC가 2년 연속 1위

최근엔 MBC가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뉴스채널 1위에도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은 2004년 4~6월 유권자 3,004명에게 요즘 어느 방송사 뉴스를 가장 즐겨보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MBC 21%가 1위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KBS 15%, YTN 10%, SBS 6%, TV조선·JTBC·연합뉴스TV가 각각 5%, 채널A와 MBN 각각 2% 순으로 나타났다고 7월 2일 〈2024년 2분기 가장 즐겨보는 뉴스채널〉 조사 결과를 통해 밝혔다.

정치적 성향 분포 기준으로는 MBC 선호자 중에서는 성향 진보층(54%), TV조선은 보수층(61%)이 과반을 차지하며 YTN·연합뉴스TV 선호자는 성향별 분포가 고른 편이다.

이런 사건도 있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MBC 뉴스 신뢰도 1위'라는 해외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대한 정기 간행물을 내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가 "사실 은폐에 급급한 재단의 행태가 애처롭다"고 비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4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매체별 신뢰도 조사에서 MBC가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위였던 KBS는 5위로 떨어졌다. 또,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조사 대상 47개 나라 중 38위로 나타났다.

언론노조는 "언론을 상대로 한 무더기 압수수색과 고소, 방심위를 통한 법정 제재, 친정권 인사를 내리꽂은 '방송 장악' 등에 대한 평가가 고스란히 수치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엔 MBC가 1위로 나타난 뉴스 신뢰도 부분을 빠뜨린 데 이어 올해는 이례적으로 간행물을 내지 않기로 했다"며 "재단이 대통령실 외압에 굴복했든, 알아서 심기 경호에 나섰든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내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사실이 증발하냐"고 반문한 뒤 "모래에 머리를 박은 타조 꼴 같은 윤석열 정권과 언론진흥재단의 행태는 국민적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언론자유 후퇴와 민주주의 파괴의 증거들을 은폐하려는 윤석열 정권과 언론진흥재단의 시대착오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지명과 관련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숙 후보자는 과거 기자 시절 종군 기자 등의 활동을 들어 자신이 적격자임을 내심 자부하는 모양새다. 

그는 특히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면서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은 모든 권력에서 독립해야한다"고도 했다. 

물론 그가 언급했던 언론의 독립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현 정부 들어 전임 이동관·김홍일 위원장들의 탄핵 전 '꼼수 줄사퇴'가 이어지면서까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드는 지에 대한 성찰부터가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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