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7.31.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7.31.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이진숙 후보자에게 방통위원장 자리를 주기엔 너무나 사고방식이 너무나 위험하다. 한국의 괴벨스를 눈앞에 볼 수도 있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의 과거 전 직장 MBC 출신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우려다. 그런데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두 사람은 임명 직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집무실로 바로 출근하며, 임명장 수여와 현충원 참배를 생략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예정된 취임식 전에 업무를 시작해 빠른 업무 복귀를 보였다. 마치 결전을 앞둔 비장함까지 엿보인다.

이번 임명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원 5인 중 2인 체제로 다시 복원됐다.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은 취임식 후 곧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원칙적으로 전체 회의 안건을 48시간 전에 상임위원들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예외를 적용할 수 있어 이날 바로 의결이 가능하다.

그만큼 방송장악을 위해 현 정부가 다급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야당은 이진숙 위원장 임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탄핵을 예고한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이 후보자가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불법성을 근거로 탄핵 소추를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야당과 다수의 시민단체와 언론학계에서는 방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5명의 상임위원이 모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2인 체제는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김재철 전 MBC 사장 등 증인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24. /자료사진=뉴시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김재철 전 MBC 사장 등 증인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24. /자료사진=뉴시스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과거 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무단결근 의혹, 여론 조작 작업 시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이 후보자를 두고 '한국의 괴벨스'를 볼 수 있다며, 그녀의 극우적 사상을 경고했다. 정 의원은 이 후보자가 5·18 폄훼, 세월호 참사 폄훼, 이태원 참사 기획설 유포 등의 극우적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러한 의혹과 비판에 대해 "공직자로 임명되기 전에는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녀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며, 오후에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사회 정원 9명 중 여권 추천 몫인 6명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는 방문진 역시 6명만으로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진숙 위원장은 2012년 MBC 재직 당시 위키트리와 계약을 맺고 회사에 유리한 여론 조성 작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트로이컷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MBC 직원들을 불법 사찰했다는 논란도 있다.

또한, 이 위원장은 과거 강연에서 '기생충', '괴물', '설국열차' 등을 좌파 영화로, '국제시장',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우파 영화로 분류하며 문화예술계의 갈라치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진숙 위원장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그는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와 언론노조에 의한 편파 보도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우파의 선봉장으로서의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요제프 괴벨스(Joseph Goebbels)는 나치 독일의 선전부 장관으로, 아돌프 히틀러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나치 정권의 선전과 프로파간다를 총괄하며 나치 이데올로기를 독일 국민들에게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괴벨스는 라디오, 영화, 출판물 등을 이용하여 대중을 선동하고 나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대중 연설과 대규모 집회를 조직하여 히틀러의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특히 그는 반유대주의적 프로파간다를 주도하며, 유대인을 악마화하고 그들을 박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괴벨스는 독일 국민들에게 전쟁의 정당성을 설득하고, 패배 위기에 처한 독일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프로파간다를 지속했다. 괴벨스의 선전 기술과 전략은 후대의 많은 독재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그는 선전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역할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그의 선전 활동은 나치 정권의 잔혹성과 범죄를 가능하게 했다. 괴벨스의 삶은 나치 독일의 잔혹한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그의 선전 활동은 현대 정치와 미디어 연구에서 중요한 사례로 남아 있다.

다수의 우려대로 한국의 괴벨스로 불리는 이진숙 위원장이 과연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비록 짧은 기간이겠지만 방통위의 파행적 운영과 이 위원장에 대한 야권의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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