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7.26.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7.26.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더불어민주당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사직서 제출 전 한 달간 무단결근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28일 "이 후보자는 크리스마스를 끼고 무단 해외여행을 갔다"며 "국회에 당시 입출국 기록 제출을 거부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냐"고 비판했다. 또한, "휴가 중에도 법인카드와 관용차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은 업무상 배임"이라며 이 후보자는 청문 대상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2012년 MBC 재직 당시 여론 조성 작업을 시도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고 이용마 MBC 기자는 "이진숙 당시 MBC 기획조정홍보본부장이 위키트리와 계약을 맺고 MBC 노조를 비방하는 내용을 SNS에 올리도록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계약"이라며 여론 조작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는 대법원에서도 합법성을 인정한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동영 "이진숙 임명되면 한국의 괴벨스 보게 될 것"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7.26./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7.26./뉴시스

MBC 출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극우적 사상을 지닌 인물로, 임명되면 한국의 괴벨스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후보자가 5·18 폄훼, 세월호 참사 폄훼, 이태원 참사 기획설 유포 등의 극우적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선임과 경영진 교체 가능성을 피력하며, 방통위원장이 되면 언론노조에 의한 편파 보도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내부 정보를 수집·통제하는 트로이컷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 사찰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트로이컷은 아무것도 아닌 프로그램"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016년 대법원이 트로이컷 프로그램 설치에 대해 벌금형을 확정했고, 민사재판에서도 이진숙, 김재철 등 당시 MBC 간부들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진숙 후보자의 여러 의혹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속되는 부적격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이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고 경고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2022년 자유민주당 주최 강연에서 "기생충", "괴물", "설국열차" 등을 좌파 영화로, "국제시장",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우파 영화로 분류한 바 있으며, 문화예술계 갈라치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관련해 이 후보자는 "공직자로 임명되기 전에는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이 후보자에 대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는 확산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왜 이 후보자의 MBC 선배이기도한 정동영 의원이 이 후보자를 두고 "한국의 괴벨스를 보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는 지 의미는 심장하다.

요제프 괴벨스(Joseph Goebbels)는 나치 독일의 선전부 장관으로, 아돌프 히틀러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나치 정권의 선전과 프로파간다를 총괄하며 나치 이데올로기를 독일 국민들에게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치당의 베를린 지부의 편집장이 된 괴벨스는 1933년 히틀러가 총리가 된 이후, 선전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나치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했다.

괴벨스는 라디오, 영화, 출판물 등을 이용하여 대중을 선동하고 나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대중 연설과 대규모 집회를 조직하여 히틀러의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특히 그는 반유대주의적 프로파간다를 주도하며, 유대인을 악마화하고 그들을 박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괴벨스는 독일 국민들에게 전쟁의 정당성을 설득하고, 패배 위기에 처한 독일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프로파간다를 지속했다.1945년 4월 30일, 히틀러가 자살한 후 괴벨스는 잠시 동안 총리직을 맡았으나 그의 아내와 함께 자녀들을 독살한 후 자살했다.

괴벨스의 선전 기술과 전략은 후대의 많은 독재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그는 선전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역할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그의 선전 활동은 나치 정권의 잔혹성과 범죄를 가능하게 했다.

괴벨스의 삶은 나치 독일의 잔혹한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그의 선전 활동은 현대 정치와 미디어 연구에서 중요한 사례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이진숙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무단결근, 여론 조성 작업, 극우적 사상 등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시 방통위 파행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26일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표결이 이뤄지기 전 자진 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이 부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 직무대행은 전날 오후 이진숙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가 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하고 사퇴를 결정했다.

지난해 5월 4일 윤석열 대통령 지명으로 방통위원에 취임한 이 직무대행은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이 탄핵안 발의에 연이어 사퇴하면서 위원장 공석 때마다 직무대행을 수행해왔다.

이 직무대행마저 사퇴하면서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상임위원이 정원 5명 중 1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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