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판하면서 불거진 논란 속에 과거 방송이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19일 <이재명의 애완견과 손석희의 랩독>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랩독은 되고 애완견은 안 돼? 손석희만 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글에서 "학계와 언론계에서 언론을 워치독, 랩독, 가드독 등으로 분류한다"면서 "일부 언론에 실재하는 애완견, 경비견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출입처인 정치검찰 주장만을 앵무새처럼 받아쓰며 사건조작 왜곡에 부역하는 일부 법조기자들의 행태는 오랫동안 비판받아 왔다"며 "핵심 증인인 안부수 회장에 대한 매수와 진술번복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대다수 검찰 출입기자들이 외면하는데, 이것이 건강한 감시견, 워치독의 역할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2016년 손석희 전 앵커가 해당 용어들을 직접 거론하며 "우리는 어떤 언론인가" 자성한 내용의 JTBC 앵커브리핑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4월 29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3년 만에 언론사 국장과의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손석희 앵커가 언론 태도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언론학자들 사이에서 흔히 언론을 개에 비유된다"며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워치독(Watchdog)과 랩독(Lapdog)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손석희 앵커의 앵커 브리핑을 그대로 옮겨보기로 합니다.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언론은 언론학자들 사이에서 흔히 개에 비유되곤 합니다.
그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워치독(Watchdog)과 랩독(Lapdog)입니다.
워치독은 '감시견'을 뜻합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의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지요.
즉, 건강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그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론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던 토머스 제퍼슨의 그 유명한 말은 이 워치독 신봉론의 금과옥조가 되었고,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던 워싱턴 포스트지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는 언론의 워치독 역할이 현실세계에서 구현된 가장 좋은 예로 꼽히곤 합니다.
반면 랩독은 말 그대로 권력의 애완견 같은 언론을 뜻합니다.
주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먹는 그 안락함에 취해버린 언론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랩독은 결코 권력구조에 비판적일 수 없습니다. 다만 거기에 동화되고 기생할 뿐이지요.
권위주의 시대의 언론은 이런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감시견이나 애완견 같은 단순한 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또 하나의 유형을 학자들은 내놓았습니다.
가드독(Guard dog) 즉 경비견입니다.
가드독의 역할은 좀 복잡합니다.
언론 그 자신이 기득권 구조에 편입되어서 권력화되었고, 그래서 권력을 지키려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들이 지키려 했던 대상을 향해서도 공격적이 되는 것.
물론 그것은 지키려 했던 대상의 권력이 약해졌을 때, 혹은 지키려 했던 대상이 자신의 이익과 반하게 될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총선을 전후해서 달라진, 그리고 어제(26일) 대통령의 언론사 간담회 이후 드러난 변화무쌍한 언론들의 논조 변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
우리는 어떤 언론인가.
그리고 우리 시민들은 지금 어떤 언론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는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사족 한 가지를 답니다.
역시 언론학자들에 따르면, 오늘 예로 든 세 가지 유형의 개들 외에 또 한 가지가 있긴 합니다.
매우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눈을 감고 있는 언론.
슬리핑독 (Sleeping dog)도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협의로 재판을 받으러 가는 도중 이 같은 발언을 쏟아내며 언론과 검찰의 유착을 비판하면서부터입니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은 희대의 조작 사건이다.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 왜곡하고 조작하고 있다"며, "이런 태도로 인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진실은 묻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은 언론인 여러분께 한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며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언론의 역할은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이 대표가 언론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여야 정치권에선 비판과 옹호 두 갈래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나며 언론을 사이에 두고 거친 공방이 오고 갑니다. 각종 이슈에서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예상했던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언론직능단체가 17일 이재명 대표와 양문석 의원의 언론인 비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언론단체는 이재명 대표와 양문석 의원의 발언을 언론자유를 훼손하고 언론인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으로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자유를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이러한 저급한 언론관을 드러낸 것에 실망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언론단체는 검찰 출입 기자들이 검찰의 입장만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관행을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유죄 추정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의 입장만을 검증 없이 받아쓰면서 여론 재판을 하는 관행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언론단체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언론도 검찰 기소 전 단계에서 수사기관에서 나온 정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관점을 반영하여 '유죄추정 보도'로 치우치지 않도록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자 출신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랩독이 아님을 증명하시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최 의원은 이 글에서 "기분 나쁠 수 있습니다. 기자라면 '저 사람은 워치독이다!' 칭찬받고 싶을 테니까요."라고 운을 뗀 뒤 "그러나 누군가 동료 기자가 제 젊음을 다 바친 언론자유를 위해 싸운 댓가가 이거냐? 고 울부짖을 때 그대는 어디에 있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화내고 집단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기 전에 누군가 영상 속 언론인처럼 나는 랩독이 아니다, 워치독이다! 외쳐 보십시오! 용기있게!"라고 지적했습니다.
최 의원은 "언론자유는 언론인들이 지키는 것"이라면서 "저 영상 속 언론인처럼 그 시기 인생을 거는 엄숙한 일"이라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증명하십시오"라고 글을 마무리 합니다.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중에서도 워치독(watchdog)과 랩독(lapdog)의 역할은 언론의 책임과 영향력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입니다. 워치독과 랩독은 언론이 정부와 권력 기관을 어떻게 감시하고 보도하는지에 따라 그 역할이 구분됩니다.
워치독(WATCHDOG) 언론은 정부와 권력 기관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로,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워치독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챙임을 추궁하고 공공의 알 권리를 보호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워치독 역할을 잘 수행한 사례로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들 수 있습니다. 언론은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폭로하여,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습니다.
랩독(LAPDOG) 언론은 정부나 권력 기관에 대해 비판적 감시보다는 협력적이고 순응적인 태도를 취하는 언론을 의미합니다. 이는 권력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들의 정책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랩독 언론의 특징은 권력에 협력하면서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오히려 그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권력자들에게 불리한 정보는 축소하거나 보도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랩독 언론의 사례로는 일부 보수 언론들이 특정 정권에 대해 지나치게 우호적인 보도를 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국민들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비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한국 언론은 워치독과 랩독의 역할을 모두 수행해 왔다고 평가됩니다. 최근 몇 년간 일부 언론은 권력 감시에 소홀해지면서 랩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언론의 신뢰도 하락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면, 몇몇 언론은 여전히 워치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사회 정의와 투명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워치독과 랩독은 언론의 두 가지 상반된 역할을 상징합니다. 워치독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권력을 감시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 랩독 언론은 권력에 협력적이거나 순응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는 언론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에 달려 있습니다.
"10명 중 3명만 뉴스 믿어…한국인, 언론 신뢰도 하위권"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된 '2024 디지털 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언론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진행한 이 보고서는 전 세계 47개 국가 및 지역에서 성인 약 9만4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언론 신뢰도는 31%로 집계됐으며, 이는 조사 대상 47개 국가 중 38위에 해당합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였습니다. 2023년보다 3%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듯 한국인의 언론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한국 언론이 직면한 재정적 압박과 대중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도 분석됩니다. 특히 젊은 층의 뉴스 소비 감소와 선택적 회피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언론의 역할과 신뢰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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