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첫날인 5일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방문, 반건조 생선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8.05/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첫날인 5일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방문, 반건조 생선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8.05/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지난 3주간 글로벌 증시에서 약 8760조 원이 증발하는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심각한 폭락세를 겪고 있다. 국내 증시도 예외가 아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5일) 하루에만 8.77% 하락해 2441.55로 마감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예정된 여름휴가를 떠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휴가지에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당장 휴가에서 복귀해 비상경제회의를 소집하고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직접 챙겨 민생을 보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주가 폭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조금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이한 시각이라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올만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장기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긴급 시장 점검 회의를 열어 주식·외환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마저도 주식시장 폭락에 대한 대응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주장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부의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지금 세계 증시가 여러 가지로 불안한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금투세를 강행한다면 일부러 우리가 퍼펙트스톰을 만들어 그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주식·외환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즉각적인 증시 안정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관계기관과 함께 주식·외환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곳곳을 옮겨다니며 휴가를 보낼 계획이며, 군 장병 격려와 전통시장 방문 등의 일정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러한 계획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영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휴가를 떠나겠다는 뻔뻔함에 분통이 터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왕 간 휴가 맛집 투어하면서 과음만 하지 마시고, 민생 현장의 고통과 어려움을 직접 피부로 체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름휴가를 떠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쏟아낸 말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한 거주자가 윗옷을 벗고 선풍기를 튼 채 휴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한 거주자가 윗옷을 벗고 선풍기를 튼 채 휴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또다시 거부권 행사 예고...신기록 경신할 듯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부권 신기록 경신 행진도 이어질 모양새다.

이번에는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그 대상이다. 이 법안은 노동자의 파업권을 보호하고, 파업에 따른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줄이기 위해 제정된 법안이다.

노란봉투법은 여당의 불참 속에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었으며,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조장법"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마지막 거부권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 앞에서 강력히 항의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민생지원금특별법, 방송4법, 그리고 이번 노란봉투법까지, 윤 정부는 거부권을 반복해 사용하면서 여야 간의 대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윤 대통령의 행보가 경제 및 정치적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취임 이래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야 간의 날 선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국회 역시 합의된 민생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이번 주식 시장 폭락 사태와 각 종 민생법안의 포류 속에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와 대응 방식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차라리 윤 대통령이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게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 아니겠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현 정부에 콘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거세다.

다행히도 지난 5일 '검은 월요일'을 겪은 코스피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반발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 발동에 이어 6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미국발 침체 공포로 인해 큰 변동성에 휩싸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등 대외 변수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래저래 국민들만 민생에 시달리며 역대급 폭염에 긴 한숨을 내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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