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방통위원 두 명의 의결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새 이사들을 임명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은 26일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박선아 이사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31일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위원이 임명된 지 10시간 만에 여권 측 방문진 이사 6명을 선임했다.
이에 원고들은 '임명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애초 새 이사들은 지난 13일 취임할 예정이었지만,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 전까지 잠정적으로 처분 효력을 정지하기로 하면서 일정이 미뤄져 왔다.
이로써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로 야권과 정면으로 대치해온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 임명 집행정지 결정 및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 심판 시작을 앞두고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이진숙 체제의 2인 방통위가 결정한 새 이사들의 임기 시작은 본안 판결 때까지 불가능하다.
앞서 재판부는 당초 9일로 예정됐던 집행정지 심문기일을 지난 19일로 미루면서 방문진 새 이사들의 임명 효력을 26일까지 잠정 정지했다.

언론단체와 야권에서는 줄곧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에 위법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 2명이 취임 직후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자 청문회 개최 등을 통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방통위는 이전에도 KBS 이사회 재편, YTN 최대 주주 변경, 주요 지상파 재허가 등 굵직한 안건들을 2인 체제에서 처리해왔으며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위법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앞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해임됐다가 법원 결정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아울러 인용 결정은 직무 정지 중인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의 기존 2인 체제에서의 의결 사례들에 대해 다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1·2인 체제에서의 행정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에 방통위는 조직 존폐에 큰 타격을 받게 된 셈이다.
결정적으로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탄핵 심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위원장에 대한 헌재 재판 절차는 다음 달 3일 시작된다.
헌재는 이 위원장과 법률대리인, 탄핵 심판을 청구한 국회 측에 다음 달 3일 오후 2시 변론 준비 기일을 연다고 최근 통지했다.
방문진 이사 집행정지 사건의 결과가 나온 후 거의 바로 탄핵 심판이 시작되는 셈이다.
- [이로운체크] 과방위 '방송 장악' 2차 청문회...이진숙·김태규 참석은 했으나 모든 증언 '거부'
- [이로운시선]이진숙 탄핵소추안 국회서 가결…취임 2일만에 끝난 '괴벨스'의 꿈
- [이로운시선] 군사작전 하듯 尹과 이진숙, MBC 장악 시도에 야당은 '탄핵'으로
- [이로운넷현장] 야당,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돌입 "오후 탄핵 소추안·고발장 제출"
- [이로운시선]한국의 '괴벨스'가 왔다…尹, 이진숙 임명 강행
- [이로운체크] 이진숙 임명 두고 야당 "즉시 탄핵" VS "尹 임명 강행" 여당 맞불
- [이로운시선] '한국의 괴벨스' 경고 받는 이진숙, 법카 사적 사용에 무단결근 의혹까지
- 블랙리스트 이후,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철회 요구…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방지법 촉구"
- [이로운지적] 이진숙, 밑도 끝도 없는 연예인 '좌·우파' 발언...김재원 "즉각 사과하라"
- [이로운분석]尹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 논란 속 MBC,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영향력 1위 매체로
- 이진숙 방통위원장,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정권 바뀌자 경찰 강제수사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