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MBC가 시사저널이 발표한 '2024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로 선정되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전문가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MBC는 영향력, 신뢰도, 열독률 3개 분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사저널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의 43.4%, 일반 국민의 50.4%가 MBC를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KBS를 제치고 MBC가 1위에 오른 것으로, KBS는 전문가 27.0%, 일반 국민 41.2%의 지지를 받으며 2위로 밀려났다. 조선일보는 전문가 26.2%, 일반 국민 25.8%의 지지를 받아 3위를 차지했다.

MBC는 신뢰도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신뢰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문가의 37.8%가 MBC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매체로 꼽았고, 일반 국민 중에서도 43.4%가 MBC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MBC가 영향력과 신뢰도 모두에서 강세를 보인 것은 윤석열 정부와의 갈등이 오히려 MBC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MBC의 이번 성과는 윤석열 정부와의 정면 충돌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MBC는 2022년 9월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통해 대통령실과 충돌했고, 이 보도는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후에도 MBC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을 집중 보도하며 정부와의 긴장 관계를 이어갔다. 이러한 보도들은 국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MBC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강연곤 중앙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시사저널에 "MBC는 정부의 정책과 행보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가며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이로 인해 MBC 뉴스가 더 많은 주목을 받았고, 영향력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에 대한 우려가 SNS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MBC의 보도가 더 큰 주목을 받게 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윤석열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향후 언론과 정부 간의 관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MBC의 압도적인 영향력 상승이 정부의 언론 통제 시도에 대한 반발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BC의 이 같은 영향력 증대가 지속될지는 앞으로의 언론 환경 변화와 정부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MBC는 상반기 영업이익 186억 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MBC는 광고 수익이 하락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MBC의 뉴스 프로그램은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 있으며, MBC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467만 명으로 국내 뉴스 채널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신임 이사 선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심문이 예정된 가운데, 'MBC 지키자! 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의 이사 선임 과정이 위법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방통위가 대통령 추천 인사들만으로 MBC의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한 것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합의제 행정기구의 법적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들은 사법부가 이번 사안을 통해 권력 남용을 바로잡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방통위의 위법적 행정처분에 대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며, 5일간 총 1만3천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탄원서에서는 방통위의 신임 이사 선임이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으며,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지배와 간섭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MBC가 마지막 남은 공영방송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현 정부가 언론 자유와 독립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희종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공영방송의 문제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MBC 지키자! 시민모임' 에는 자유언론실천재단, 서울의 소리, 언론소비자 주권행동, 한국민예총, 민생연구소,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5.18 서울기념사업회, 정의자유해병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 속에 MBC의 성장이 계속될지, 그리고 윤석열 정부와의 긴장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향후 대한민국 언론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BC의 압도적인 영향력과 신뢰도는 한국 언론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