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6·3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권력 지형은 격동의 중심에 있다.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의 파면 이후 혼란스러운 여권 재편 과정 속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설'이 연일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한덕수 권한대행이 보여주는 모습은 국정 안정도, 위기관리도 아닌, 권력을 향한 집착으로 읽힌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건 '정상화'이지, 또 다른 비상 체제의 연장이 아니다. 최근 한덕수 권한대행은 내각을 이끌 책임을 내려놓은 듯, 연일 정치적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는 발언은 허언으로 읽힌다.
그는 트럼프와의 통화 후 관세 유예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과장된 외교 행보, 사업성조차 검증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투자를 급조된 '성과'로 포장하려는 언론플레이까지. 이 모든 것이 대선 출마 명분 쌓기로 보이는 이유는 그가 끝내 "나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선을 긋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여전히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점이다. 한덕수는 정권의 안정적 이양을 책임지는 임시 리더이지, 정치를 위한 주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언행은 점차 그 경계를 흐리고 있다. 국민과 국회를 향한 책임보다, 정치판 내부에서의 '자기 자리 찾기'에 더 열중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러한 '한덕수 띄우기'가 실체 없는 기획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희망회로를 돌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일갈했으며,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삼류 기획"이라 직격탄을 날렸다.
이른바 '정몽준 카드'를 떠올리며 한덕수를 보수 단일후보로 띄우려는 전략은 현재의 정치 현실과 거리가 멀다. 한덕수의 지지율은 9% 안팎, 탄핵 국면의 주역으로 분류되는 윤석열과 여전히 분리되지 않은 상징성, 그리고 야당과 중도층의 극심한 반감 등이 이길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만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정의 공백이다. 한덕수는 지금 대한민국의 임시 수장이며, 내란의 후속 충격을 수습해야 할 '최후의 책임자'다. 그런데도 그는 대정부질문을 피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언론을 통해 "협상의 윤곽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모호한 말만 남긴 채 정작 국민과의 소통은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권한대행의 태도는 무책임함을 넘어 위험하다.
한덕수의 정치적 급발진은 대한민국 헌정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안정성과 투명성을 정면으로 위협한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대행'이지, '대선 주자 예비군'이 아니다. 지금 그의 행보는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차기 권력을 염두에 둔 자의 기회주의에 가깝다.
윤석열 정권의 붕괴 이후, 많은 시민들이 바란 것은 '정상 국가'로의 복귀다. 그러나 지금 한덕수는 그 정상성 회복의 시작점이 아니라, 오히려 비상 상태의 연장을 시도하는 듯 보인다. 이대로 간다면 '난가병'(내가 다음 대통령인가병)에 걸린 권한대행의 탐욕이, 다시금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밀어넣을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건 결단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소명'이라는 미명 하에 정치적 계산을 멈추고, 국정 안정에만 집중해야 한다. 권한대행은 현상유지적 관리의 시간이지, 선거 캠페인의 시간이 아니다. 헌정 회복을 외치는 이 시대에, 국민은 정치인이 아니라 진짜 책임자를 원한다. 그가 '난가병'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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