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표지판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표지판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 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이수진 에디터

서울서부지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후 지지자들이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를 "심각한 중범죄"로 규정하며 법치주의의 위기를 경고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엄정 수사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상목 권한대행의 늦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법원행정처장 "서부지법 폭동 현장…심각한 중범죄"...법치주의 위기 강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 후 지지자들 폭동으로 기물이 파손된 서울서부지법 현장을 점검했다.

천 처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TV 화면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참혹한 상황이었다"며 "30년간 판사 생활을 하며 이와 같은 사태는 예상조차 할 수 없었고, 실제로 발생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 행위이자 형사적으로도 심각한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모든 문제는 헌법이 정한 사법 절차 내에서 해결돼야만 우리나라를 지킬 수 이다는 점을 이해해 주길 간곡히 부닥드린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서부지법 점검 이후 오후 12시 32분경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경찰 지휘부를 만났다. 그는 "유례없는 참담한 사건에 사법부가 우려하는 바를 경찰에 전달하고,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는 뜻을 나눴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의 신변 보호를 결정했으며, 오는 20일부터 보호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천 처장은 "판사들이 신변 위협 없이 독립적으로 재판할 수 있어야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며 "판사들의 안전을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천 처장은 배형원 차장과 함께 서부지법 보안 대책 회의를 진행한 뒤 피해 현장을 점검하며 실제 피해 규모를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서울서부지검과 경찰은 현재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폭력 점거 시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다. 

천 처장은 "법치주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사법부와 경찰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 사진=뉴시스

◆ 최 권한대행, 서부지법 난입 사태에 '엄정 수사·법적 책임' 지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불법 폭력사태와 관련해 경찰청에 특별지시를 내리며, 정부 차원의 강경 대응 방침을 명확히 했다.

그는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서울서부지법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불법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며 "정부는 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훼손한 행위로,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관련자들에게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시설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각종 집회와 시위에서도 엄정하게 질서를 유지하며 안전한 집회 관리에 철저를 기할 것"을 주문했다.

전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 심사와 관련해 수만 명의 지지자가 몰리며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법원 내부로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정부와 경찰은 이 사태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사건 관련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 처벌할 계획이다.

최 권한대행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모든 부처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한 언론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상목 권한대행의 대응 시점을 문제 삼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권한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외부의 안보와 국내 치안 유지"라며 "그런데도 폭동 사태에 대한 발표가 11시가 지나서야 이뤄진 것은 명백한 늦장 대응으로, 이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폭동 사태는 최상목 권한대행의 부실한 초기 대응이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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