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8.15./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8.15./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의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사가 국내외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최악의 기념사' '이상한 기념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일제 강점기와 관련된 과거사 문제나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대신 북한 이슈를 부각하며 '자유통일'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들을 '반자유 세력' 검은 세력으로 규정하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무려 50차례나 "자유'를 언급하며 '자유통일'을 중심으로 한 메시지를 강조했지만, 분열과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한반도 전체에 자유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 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된다"고 주장하며, '자유가 북한으로 확장하는 통일'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러한 공세적 발언에 대해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언론들은 대체로 비판적 논조를 보이는 것도 눈에 띕니다. "북한을 자극하면서 흡수통일을 지향하는 것으로 비칠 만한 대목이 적지 않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 보수지로 불리는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상대 비판보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평가했고 진보지 한겨레는 "윤석열식 흡수통일 선언"이라며, "흡수통일이라는 이념적 푯대만을 강조하며 국민 생존과 직결된 평화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사이비 지식인들이 가짜 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하여 유통하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을 "검은 세력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발언은 정권에 비판적 시각을 보도하는 매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통령의 언론관은 심각하리만큼 왜곡돼 있어 큰일입니다.

노종면 민주당 대변인은 "자신과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적대감을 광복절 경축사에서까지 드러낸 것은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섬뜩한 독기가 읽힌다"고 지적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축사에 야당과 시민사회에 대한 적의만 가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는 통합보다는 분열과 적대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합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통일 독트린과 반대 세력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가 도마에 오릅니다.

야당은 이번 기념사가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를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발언으로 채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기념사는 일제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마치 6.25 기념사처럼 북한 문제와 통일만을 강조했다"고 비판하며, 이는 국민 통합이 아닌 분열을 초래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세탁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며, "윤석열 정권의 몰역사적 행태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언론들도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주목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윤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일 관계나 역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같은 논란은 윤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가 과거사를 회피하고, 현재의 국제 정세를 고려한 정치적 계산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기념사뿐만 아니라 앞서 지난 삼일절 기념사에서도 일제의 과거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1일, 제105주년 삼일절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부각했습니다. 

관련기사 : 尹 삼일절 기념사, "한일관계 도약 계기" vs. "기미독립운동 정신 모독"

역시 당시에도 일제 강점기와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에도 "기미독립운동 정신을 모독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번 광복절 기념사 역시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결여된 채, 오히려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윤 대통령의 '굴종외교'라는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일본에서는 광복절 기념일에 해당하는 8월 15일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하고, 일본 방위상이 참배하는 등 역사 퇴행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행위"라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러한 일본의 퇴행에 대해 침묵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행동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일제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과 대조되며, 윤 대통령의 역사 문제에 대한 견해는 늘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광복절 기념사와 삼일절 기념사 모두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역사 인식과 대일 굴종적 외교 정책, 그릇된 언론관에 대한 비판은 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우려됩니다.

박찬대(앞줄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브로셔에 프린트 된 '국민을 위하는 후손이 되겠습니다'란 글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08.15. /뉴시스
박찬대(앞줄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브로셔에 프린트 된 '국민을 위하는 후손이 되겠습니다'란 글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08.15. /뉴시스

윤 대통령이 이상하면서 최악의 기념사를 하던 이날 광복절 경축식은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반쪽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망령처럼 살아나는 친일사관을 뿌리 뽑아야 한다.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하고 있다"고  비판해 대통령과 대조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인사 논란, 특히 밀정 및 친일 성향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이 도화선이 돼 광복회와 야당이 정부 주최 공식 행사에 불참을 선언하며 별도 기념식을 진행한 두쪽 난 광복절의 일차적인 책임은 역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밀정'에 둘러싸인 '용산총독부' 총독이란 오명까지 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광복절 기념사에서까지 일제 과거사에 대한 비판 없이 자유통일만 외치는 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명품백 수수 등 부인에 대한 특검 압박,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까지 정권 유지 위기에 몰린 조급함에 일부 극우세력만 안고 버텨보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