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2023년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초동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의 '격노 지시' 정황이 구체화되면서 특검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했으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미 사건 내용을 보고받은 상태에서 회의 중 외압성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폰'을 확보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간 통화 내역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 "VIP, 회의 말미 국방비서관 보고에 격노"…김태효 진술 번복
12일 취재를 종합하면 김태효 전 1차장은 지난 11일 특검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말미에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으로부터 '채 상병 사망사고' 관련 종이 한 장을 전달받은 뒤 언성을 높이며 격노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초 국회에선 관련 보고가 없었으며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보지 못했다고 했으나 특검 앞에서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김 전 차장은 "당시 회의 안건에 해당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왜 대통령이 화를 내는지 몰랐다"며, 이후 임 전 비서관에게 경위를 확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같은 진술을 바탕으로 윤 전 대통령이 이미 회의 이전에 채 상병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사건 개입에 초기부터 깊숙이 연루돼 있었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 특검, 이종섭 비화폰 확보…대통령실 개입 정황 추적
한편 특검은 순직 사건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이 사용하던 비화폰을 확보해 포렌식 분석에 착수했다. 해당 기기는 녹음과 도청 방지 기능이 탑재된 보안통신용 전화기로,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사이의 통화 내역 분석이 핵심 과제다.
특검은 2023년 7월 31일 수석비서관 회의 직후,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찰 이첩 보류 및 수사 내용 수정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확인 중이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은 전화 직후 해병대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 및 브리핑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지난 10~11일 국방부, 국가안보실, 윤 전 대통령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윤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는 휴대전화 1대를 확보했다.
김태효 전 차장과 함께 조태용 전 안보실장, 임종득 전 2차장(현 국민의힘 의원),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이 전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채상병 사건 수사가 내란특검과 연결될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사 결과가 번복되고, 수사 문서 회수·은폐 시도가 있었다면 이는 단순한 외압을 넘어 헌정질서 위반 혐의로 번질 수 있다. 조태용 전 안보실장과 김태효 전 차장 등도 추가 출국금지 조치를 받는 등 수사선상에 올랐다.

◆민주당 "'윤석열 격노' 확인…팔각모 사나이 명예 반드시 되찾겠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7월 12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격노설'이 김태효 전 1차장의 진술로 확인됐다"며 "윤석열의 격노로 원칙대로 조사한 박정훈 대령이 항명 수괴로 몰렸고, 사건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고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로 이어지는 권력형 수사 외압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특검의 성역 없는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채 상병과의 약속을 지키고,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운 박정훈 대령과 해병 전우들, 시민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을 둘러싼 '격노 지시'와 초동수사 외압 정황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사건은 단순한 수사 개입을 넘어 헌정질서 교란과 권력형 은폐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이 단순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 아닌, 사건의 흐름을 직접 통제했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특검의 포렌식 결과가 대통령실 개입 여부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기문란 의혹에 이어 '격노의 배경'까지 본격 수사 대상으로 떠오르며, 윤석열을 향한 특검 수사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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