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논란, 특히 밀정 및 친일 성향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이 도화선이 돼 광복회와 야당이 정부 주최 공식 행사에 불참을 선언하며 별도 기념식을 진행한 결과다. 이번 사태는 광복절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 주최 경축식에는 대통령과 일부 정부 관계자들만이 참석했다. 그러나 독립운동단체와 야당 인사들이 일제히 불참하며 경축식의 의미는 크게 퇴색됐다. 이들은 김형석 관장이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로서,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 왜곡을 지지한 인물이라며 그의 임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 등 56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린 것은 1965년 광복회가 창설된 이래 최초다.
이날 독립운동단체연합의 별도 광복절 기념식에는 광복회원 등 450여명이 자리했다. 당초 350명을 초대했으나 정치인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오면서 주최 측 추산 450여명으로 늘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도 앞 줄에 앉아 기념식을 지켜봤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독립운동가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행사 취지를 밝히면서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NS에 이번 광복절을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날"이라고 표현하며, 윤석열 정부의 친일 행보와 굴종 외교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역사 세탁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또한 윤 대통령을 "왕초 밀정"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조 대표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제 치하에서 밀정이 조선을 팔아먹었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인물들이 현재 정부와 학계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러한 친일 정권을 반드시 축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김형석 관장의 임명을 "역사에 대한 배신"이라며, 정부가 친일 행태를 공식화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 불참과 분열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 사회의 근본적인 역사 인식과 자주독립의 정신을 둘러싼 심각한 균열을 드러낸다. 야당과 독립운동단체는 이번 광복절 경축식을 정부의 친일 편향 정책의 상징으로 보고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친일몰이'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야당의 행태가 광복절의 본래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광복절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념일이, 과거사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과 분열의 장으로 전락하는 비극적 장면을 연출했다. 광복절 경축식이 이처럼 반쪽으로 쪼개지는 상황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정치적 후유증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79주년 광복절을 지켜보는 선열들의 마음은 어떠할지 역사적 오점을 남기며 부끄러운 광복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제2의 독립운동이 필요하다"고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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