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전 선언 66년만에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사진제공=청와대

“정전 66년만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납니다.
오늘(30일) 한반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지구에서 가장 축복받은 땅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29~30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인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30일 김 위원장이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세기의 만남이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연'을 자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와 북미 정상이 대화를 나눈 자유의 집 회담장에서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별도로 마련된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도 오늘 판문점에 초대받았지만, 오늘의 중심은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라며 “남북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이 끝난 뒤에도 문 대통령은 “북미 양측이 대표자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실무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이번 회담에서 주연은 북한과 미국임을 분명히 했다.

한미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 정상은 이날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사진제공=청와대

30일 긴박한 일정 시작…공동기자회견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 공식화

한미 양국정상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상기했고,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속적인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현실성 있는 방법이며, 대화를 통해 한미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고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오늘의 이 걸음이 긍정적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좋은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여기까지 왔으니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북측에서 바로 반응을 보였다”면서 “북미회담에 대해서는 오늘의 만남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청와대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로 하루 만에 만남 성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30일 오후 3시 36분경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내가 이 선을 넘어도 되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한 발자국만 넘으면 이쪽(북측) 땅을 밟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십니다”라고 대답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판문각 앞에서 다시 한번 악수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베리 굿(Very good)”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북미 두 정상은 남측 자유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분단의 상징인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각하(트럼프 대통령)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하루 만에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큰 영광”이라며 “역사적인 순간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내에 미국과 북한 측에서 팀을 구성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2017년 이후 두 번째 방한’…환영 만찬에 박세리, 엑소 등 초대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곧바로 방한했다. 지난 2017년 이후 두번째 방한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 1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고, 양 정상은 환영 만찬이 열리는 청와대 상춘재로 이동했다. 상춘재에 입장하기 직전 “북측에서 연락받은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고, “내일(30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을 준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주 흥미로울 것”이라는 대답으로 에둘렀다. 이때부터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환영만찬에는 양 정상과 김정숙 여사, 이방카 보좌관 등과 가수 엑소(EXO)와 박세리 감독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소 골프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박세리 여자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을 소개하며 “지금 미국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모두 박세리 선수의 활약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박세리 키즈’”라고 말했다. 엑소 팬으로 알려진 이방카 보좌관의 자녀들을 위해 환영만찬에는 초청된 가수 엑소는 이방카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인이 담긴 CD를 선물했다.

29일 청와대 상춘재에어는 환영만찬이 진행됐다./ 사진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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