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정상회담이 25일 오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진=BBC 영상 캡처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지(NYT) 등 각종 외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공식 밝히지 않아 북러 정상회담은 큰 성과 없이 끝났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날 CNN 보도에 의하면 러시아 국제문제연구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 오게 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였다"며 "이 사안에서 러시아가 단지 제 3자가 아닌 적극적 당사자라는 사실을 확실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디언지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번 방문은 북한이 2월 미국과의 대화 결렬 이후 협력국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지도 "미국과 협상 중인 북한이 러시아를 잠재적 동맹국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북한은 비핵화 관련 협상 파트너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한 바 있다.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곤 한다"는 이유였다.

가디언지는 두 정상이 러시아에 있는 1만 명 북한 노동자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북제재 때문에 올해 말 러시아를 떠나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NYT에 의하면 회담이 끝나고 푸틴 대통령은 "대화 결과에 만족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에 국제적 안전 보장이 필요하며, 이는 여러 국가가 만들어내는 구조 속에서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타임즈'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꽤 개방적이고 사려 깊으며, 재미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BBC는 김 위원장이 회담에 대해 '매우 뜻깊었다'고 표현했음을 언급했고, 가디언지는 "두 정상이 공동 합의문 발표 등은 하지 않았지만 2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결렬된 회담과는 반대되는 친밀한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 정상은 상호 협력을 강화키로 했지만, 유엔 제재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경제에 대한 지원책을 공식 발표한 것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2011년 8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의 만남 이후 8년 만에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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