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지는 11일자(현지시간)에서는 오는 27~28일 하노이에서 개최예정인 미북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동아시아, 한반도문제 전문가 에드워드 호웰(Edward Howell)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에드워드 하웰은 옥스포드 대학 국제관계 경제사회연구소( ESRC)학자이며 동아시아, 한반도문제 전문가다. SCMP에 게대된 그의 전망을 요약 발췌해 소개한다.

제2차 트럼프-김 정상회담이 성공할지 여부는 미국이 북한의 반응을 촉발시키기 위해 무엇을 기꺼이 양보할 것인지와 그 대가로 북한이 무엇을 내놓을 것인지에 달려있다. 

앞선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북한의 김정은이 집권 전부터 사용해 온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가 담긴 선언문이 나왔다. 1992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에서도 같은 문구를 본다. 2018년 6월 12일 이 용어가 다시 등장했을 때, 북한은 그것이 '비핵화'가 단순히 선전일 뿐 실천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조선중앙통신(KCNA) 논평에서, 북한은 비핵화가 "남북한 지역에서 모든 핵 위협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명히 했다. 워싱턴은 여전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CVID)를 못박았다.

베트남에서의 회담에서 진전이 있으려면 이 정의적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1단계는 북한이 우리에게 알려진 핵무기, 기지, 시설, 핵분열물질과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완전한 신고다. 그동안 북한이 부정직한 선언에 탁월하다는 것을 보아왔다. 선언이 있다하더라도 핵 폐기가 시작된다면 그 자체가 장기적인 과정이 될 것인데 그 조치가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비건(Stephen Biegun) 미 국무성 대북특별대표와 남북한 당국자간의 회담은 스웨덴 정부로부터 워싱턴, 서울, 평양간의 "경제 발전과 장기적인 약속"이 논의된 "건설적"인 것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우리는 포용과 비핵화 문제를 혼동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포용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그 중 두 가지 중요한 양보는 경제제재의 완화와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중단이다. 더 낮은 가능성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에 동의했다고 해도 과연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상호적인 조치를 얻기 위해 기꺼이 양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2018년 연례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은 북한이 늘 기다려온 큰 '선물'이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한국전쟁의 공식 종료를 선언한다면 이는 기념비적인 양보가 될 것이다. 종전협정은 북한에게 주한미군 철수요구와 한미동맹에 또 다른 쐐기를 박을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이 지금까지 핵 영역에서 어떠한 것도 실질적으로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싱가포르회담 후 북한은 지난 7월 소해위성 발사장의 엔진 시험대를 해체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거의 쓸모가 없는 핵시설 폐기와 쉽게 어길 수 있는 약속을 비핵화에 대한 '합의'의 증거로 한다면 북한은 그런 약속을  계속 내 놓을 것이다. 

김정일은 지난 달 신년 연설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더 이상 제조하거나 시험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사용, 확산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응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끊임없이 되풀이해 왔다. 북한은 스스로를  핵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핵무기는 자위적 수단으로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라는 '보도(寶刀)'를 얻었다고 믿는다면, 2017년 9월과 11월에 있었던 것과 같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도 함께 오랫동안 유엔 대북 경제제재가 가혹하다고 반대해왔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순망치한(脣亡齒寒)"관계가 항상 견고했던 것은 아니지만, 2018~2019년 김 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 2019년 고위급 대화 지속 등으로 중북 우호를 재천명했다. 최근 북한의 국가 뮤지컬 공연단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문화외교의 행위일 뿐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수용 북한 고위관리의 회담이 선행된 자리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 매체가 밝힌 대로 "중국과 북한간 당 대 당, 국가 대 국가 관계의 발전에 대한 중요한 합의"는 미국에 대한 분명한 신호였다. 북한 문제 해결은 북미 양자 대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감축 또는 철수하거나 종래의 군사훈련을 연기나 중단한다고 발표한다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도 웃을 것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닥칠 과제를 인식하고 있는지? 그의 트위터 외교는 북한이 더 이상 '핵 위협이 아니다'에서  '비핵화 결정 가능성' 추측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낙관론은  향후에 있을 미북, 남북한, 미중간의 회담에서 조심스럽게 두고 볼 일이다.

아마도 로버트 칼린(Robert Carlin) 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선임정책자문관이 최근 한 말이 핵심일지 모른다. 북한이 국제규범을 수십 년간 일탈하고 피상적으로만 따른 것은 우리에게 행간을 읽는 법을 깨우쳐 주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에 말했던 것처럼, 북한과 어떤 합의를 서두르는 것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옳지 않다. 

출처 :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2185634/when-trump-meets-kim-sequel-same-plot-same-sticking-points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