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정상, 2차 회담 결렬…“합의된 사항無, 향후 만남 기대”

북미 정상이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회담장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은 제재완화와 관련됐으며,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은 훌륭한 지도자이고 우리 관계가 매우 돈독하다”면서도 “이 시점에 옵션이 여러 개 있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이 결렬된 이유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다른 미국의 상응조치 사이에 인식 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이 ‘과감한 비핵화 조치 없이 제재완화는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완전하게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안 돼 있었다. 북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김 국무위원장,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회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매우 훌륭하고 건설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비핵화와 경제발전 진척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했으나 합의된 사항은 없다. 양국 모두 미래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해 6월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화해 합의문에 담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2차 회담이 열린 28일 오전에만 해도 두 정상은 긍정적 발언을 통해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구체적 합의 없이 종료됐다.

청와대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8시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이륙 직후 전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이륙 직전 통화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우리가 전달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한편, 북미 정상의 합의가 막판에 틀어지면서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순식간에 2200선이 무너져 전날보다 39.35포인트(1.76%) 떨어진 2195.4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3% 가까이 급락해 731.25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