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회적경제와 함께]②'단번도약+사회적경제+한반도' 그 결과는?
[한반도, 사회적경제와 함께]②'단번도약+사회적경제+한반도' 그 결과는?
  • 이로운넷=박미리 기자
  • 승인 2019.07.3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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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 2일차 행사...중국·쿠바 등 사회주의국가의 개발 전략
이은애 센터장 “남과 북, 연대와 혁신위해 변화해야”
민주주의와 독재체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그동안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정치‧경제 시스템은 이분법으로 나눠 이해하는 것이 익숙했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분법이 모호해지고, 둘을 가르는 경계가 무너지는 현 시점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최근 남북미 정상의 회담에 따라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북관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반도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전략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지난 16일-17일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는 한반도 단번도약과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을 주제로 ‘2019 서울 사회적경제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에서는 한반도 경제의 혁신성장 전략으로 ‘단번도약(Leap-frogging)’의 개념을 소개했다. 단번도약이란 한 사회의 생산 시스템이 전통적 발전 단계를 넘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단숨에 전환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본지에서는 이틀에 걸쳐 열린 국제 컨퍼런스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1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 둘째날 행사 포럼이 열렸다.
1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 둘째날 행사 포럼이 열렸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난 1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 사회적경제 국제 콘퍼런스-한반도 단번도약과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 2일차 행사 포럼을 진행했다. 조정훈 아주통일연구소장은 “우리는 그동안 경험과 교훈을 통해 단번도약의 방법으로 사회적경제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사회적경제가 남북이 교류하는 방법과 전략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최초로 개혁개방 시도하는 북한…공공성 강한 ‘사회적경제’ 필요성 제기

오전에 진행된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단번도약 개발 전략과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조정훈 아주통일연구소장.
조정훈 아주통일연구소장.

조정훈 아주통일연구소장은 한반도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단번도약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은 “한반도가 40년도 안 되어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누구도 믿지 않았지만, 한반도는 그 역사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조 소장은 한반도는 단번도약을 성공시키기 위한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기존 기득권에 갇혀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나 사회적 갈등을 수용하지 못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단번도약의 전략이 필요하고 받아들일 사회적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반대로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상 국가로 국제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단번도약’, ‘새세기 혁명’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뒤처짐을 단번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지를 세우고 있다”면서 “이러한 한반도의 정세와 상황은 단번도약 전략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번도약, 사회적경제, 한반도가 한 문장이 되고, 이것이 현실이 되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가 고민하는 생존과 품격의 문제를 풀어내는 현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번도약은 북한의 미래지향적 가능성과, 한반도 현실극복을 위한 발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경제의 단번도약을 위해 사회적경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희 KDB산업은행 선임연구원.
김영희 KDB산업은행 선임연구원.

40년간 북한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김영희 KDB산업은행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최근 개혁개방, 제한적 개혁 개방을 추진하는 등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북한 7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냐 노브코빅 캐나다 세인트메리대학교 교수는 “사회적경제조직의 소유권은 민주적으로 분산돼 있기에 사적 소유보다는 공공성을 강조하는 사회적경제가 북한의 체제 전환을 위한 주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파엘 베탕쿠르 쿠바 하바나대학교 교수.
라파엘 베탕쿠르 쿠바 하바나대학교 교수.

라파엘 베탕쿠르 쿠바 하바나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개방 이후 경제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회적경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회적경제를 도입한 이후 북한이 국민들에게 자립심을 심어주기 위해 사회적경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저우 리 중국 인민대학교 교수는 “1인이 사안을 결정하는 군주 시스템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애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과거 독일이 통일했을 때 동독 하위층 노동자가 서독으로 내려오며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서로를 보듬는 사회적경제 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며 “이번 포럼은 남북 간 다원적 경제주체 성장과 남과 북이 연대와 혁신을 만드는 변화의 걸음이다”고 의의를 밝혔다.

# “부동산개발 문제, 주민 중심의 사회적경제 적용"

하지만 갑작스런 경제발전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야기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사회적문제로 부동산 개발이 문제가 되고 있다. 높은 부동산 개발 비용은 양극화의 원인이다.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장.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장.

북한 역시 부동산 문제가 사회문제로 거론된다.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장에 따르면 평양 고급 별장은 ㎡당 약 8천달러(한화 약 941만원)이며, 평양의 신축 아파트는 최소 10만달러(한화 약 1억원)정도다. 다주택자들도 형성돼 있는데, 이들은 돈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200~300달러(한화 약 22만~33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려 집을 구매한다. 조 원장은 “북한 부동산 경제에서 사회적경제가 힘을 발휘하려면 주거 등 주민의 일상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로 발생하는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풀어내는 국내 사회적기업인 ‘더함’의 사례도 소개됐다. 더함은 커뮤니티를 기본으로 한 시스템과 공공, 사회 개인이 함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두 가지 콘셉트를 원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입주자들은 입주 전부터 관계를 형성하고 아파트 설계(커뮤니티시설), 정관·규약 형성, 운영 방안 검토 등 여러 방식으로 참여한다. 김준호 더함 부대표는 “거주지에 사회적경제 방식이 도입되면서 공급하는 시공사 중심이 아니라 거주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쿠바·중국 사례로 살펴본 사회주의 국가의 ‘사회적경제’

경제 개방을 이룬 대표적인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쿠바는 주민 참여를 중심으로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개발 전략을 도입했다.

쿠바는 지난 4월 헌법을 개정했는데, 이를 위해 6개월 동안 300만 명의 시민 참여로 토론 과정을 거쳤다. 라파엘 교수는 “사회 구성 과정을 보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 및 착수하고,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했다”면서 “시민들은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제는 공공부문과 마찬가지로 협동조합도 전략 수립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저우 리 중국인민대학교 교수.
저우 리 중국인민대학교 교수.

중국은 개방 전략으로 점진적인 방법을 택했고, 현재 중국 내 많은 사회적기업이 운영된다. 그중 대표적으로 ‘베이징 작은 당나귀 농장’을 꼽을 수 있다. 이 농장에서는 체험활동, 농업교육뿐만 아니라 기술 촉진과 생산자들이 형성한 시장을 통한 농산물 직거래를 추진하는 등 기업과 시민, 농민이 함께 움직인다. 저우 리 교수는 “작은 당나귀 농장은 생태 사회적기업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사회를 재조직할 수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 “사회적경제 조직, 학습하고 준비해야”

발표자들은 북한의 경제개방 이후 사회적경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학습을 통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라파엘 교수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저소득 국가에서도 배울게 많기에 여러 나라의 사례를 학습하고, 내부적으로도 역량을 개발하며 기술을 함양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재단, NGO, 그 외 민간부문을 포함한 자금 제공처와 가까운 관계를 맺어 효과적인 행동을 가능케 하는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우 리 교수 역시 해결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거시적 시야를 갖춘 싱크탱크로서 사회적경제 층위의 해결 방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각 형태별로 북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사회적경제조직이 어떤 것인가를 구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 참관객이 발표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포럼 참관객이 발표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사진. 이우기(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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