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서 콜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명으로 늘어나면서 제한된 공간에 여러 명이 근무하는 형태의 노동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닫힌 공간 내에서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파 가능성이 증가되는 만큼 이러한 환경을 가진 사업장 등은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근무형태 및 환경 등을 적극 개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장 출근 불가피한 사회적경제 조직 방역 강화 총력

중대본은 개인위생 수칙 준수 및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철저히 실천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차출퇴근제·단축근무·재택근무 등 직원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무 형태를 바꾸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근무 환경 변화가 어려운 사회적경제 조직들도 있다. 콜센터처럼 물리적으로 출근해 함께 일해야 하는 물류센터, 공장, 작업장 등이다. 임시 폐쇄 혹은 휴업하지 않는 이상 현장 출근이 불가피하다.

엘리롤하우스에서 소독 작업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엘리롤하우스

대구 중구에 소재한 ‘엘리롤하우스’ 주식회사는 제과제빵 사회적기업이다. 배달 주문량도, 베이커리에 찾아오는 손님도 줄었지만 자영업 특성상 쉽게 휴업할 수 없고 재택근무도 불가해 약 10명 정도의 직원이 모두 출근한다. 남호훈 대표는 “평소에도 1달에 1번씩 대규모 방역 작업을 해왔고 매일 업무 시간이 끝나면 알코올로 작업장을 소독하는데, 요즘에는 아침·저녁으로 더 자주 소독한다”고 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는 코로나19 사태에 오히려 더 바빠졌다. 사랑의열매 마케팅본부 측은 대구지회에서만 하루에 3만 건 이상의 기부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서를 나눠 일했던 15명의 직원들이 현재는 모두 기부 관련 업무에 전념해야 할 정도다. 늘어나는 모금에 서울 지역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케팅본부 손세은 팀장은 “외부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출입구에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관에는 열 감지 카메라를, 층마다 소독제를 뒀다”고 전했다.

대내외 접촉 최대한 줄이며 고객 응대 계속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온라인 업무, 재택근무 등의 업무 형태를 권고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사회적경제기업들 접촉 최소화나 방역 강화 등으로 대응한다.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소셜벤처 ‘두손컴퍼니’도 비접촉경제 활성화로 작업이 여전히 활발하다.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는 “센터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 고객사들이 피해를 입울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하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두손컴퍼니는 코로나19 관련 회사 내부 지침을 만들어 직원들이 따르게 한다. 사측이 직원에 마스크를 지급해 근무 시 착용하게 하고, 손소독제 등을 비치했다. 박 대표는 또한 “전국에 센터가 여러 개라 센터 간 이동을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사내 회의를 화상으로 돌리는 등 최대한 대면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한다”고 전했다.

전화로 기증신청 접수를 받는 ‘아름다운가게’ 참여만족센터 역시 재택근무가 힘들다. 아름다운가게 측은 “직원 9명의 몸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휴가를 가게 하고, 직원 간 비말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근무 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다”고 전했다.

고장난 장난감을 고쳐주는 울산 소재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은 장난감을 택배로만 받기 시작했다.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는 “직접 찾아와서 장난감을 전달해주는 분들도 있었는데, 코로나19 악화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배로만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 집단감염 막을 가이드라인 제작 나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 6층 영상회의실에서 각 중앙 부처 및 17개 시도와 함께 고위험 사업장 집단감염 방지 집중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여러 명이 모여 일해야 하는 사업장에 대한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할 예정이며, 각 사업장 소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세부 유형별 감염관리 지침도 마련하여 배포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선, 온라인 업무 또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경우엔 이러한 근무 형태를 적극적으로 마련,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사무실 내에 좌석 간격 등을 조정해 밀집도를 낮추고, 침방울(비말) 등에 노출되는 사무공간이나 기자재 표면 등은 깨끗이 자주 닦거나 소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중대본은 또한 ‘보건관리자’를 지정해 손 소독제 비치, 주기적 환경소독과 환기 실시, 1일 2회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확인, 종사자·이용자 등의 방문 및 증상여부 이력 관리 등을 실시할 것도 권고했다. 또한, 유증상자의 경우는 출근 등을 중단토록 하되 이로 인해 종사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 줄 것도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