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은 11일 밤(현지시간) 이례적으로 집무실 연설을 진행하고, 트럼프 본인과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근절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CNN은 이 연설에는 트럼프의 외국인 혐오증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미 다른 위기 상황에서도 그랬듯 코로나19를 희생양으로 내세우며 문제 원인을 외국인으로 돌렸다는 분석이다. 

연설에서 트럼프는 “정부의 최고 보건 전문가들과 상의한 후, 모든 미국인들의 건강 보호와 복지를 위해 유럽발 여행객을 막는 ‘강력하지만 불가피한’ 몇 가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방역에 실패한 유럽의 여행자들이 미국에 코로나19를 퍼트린다고 보고 입국을 금지한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자신이 강도높은 조치를 취해, 미국의 발병 사례가 유럽보다 극적으로 미미하다고 자평한 바 있다. 자신의 선견지명으로 중국발 자국 여행을 일찌기 막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유럽연합(EU)의 지도자들은 그렇게 하지않아 바이러스가 확산됐고, 이제 미국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가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고 다른 곳에서 희생양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그는 바이러스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했으며 자신의 연설에서 감염여부 검사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든, 어떤 경로로 왔든, 미국은 11일 밤 현재 1,2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제는 누가 미국에게 이런 짓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CNN은 역설했다.

미국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매우 현명한 방법은 정치적 책략이나 다른 나라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생각을 버리는 대신, 대규모 모임 금지 등 일상생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CNN은 논평했다.

※참고

Donald Trump's scapegoating coronavirus speech shows he just doesn't ge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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