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08.09./자료사진=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08.09./자료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평일 오후 7시 쯤 응급실에 갔습니다. 저희 일행 앞에 아직 진료구역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접수한 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14팀 있다더군요. 

오후 11시까지 4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원래 응급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곳이긴 하지만, 4시간 동안 한 팀도 줄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먼저 오신 분들 중에는 휠체어에 앉아 신음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엊그제 암수술 후 퇴원했는데 수술부위가 이상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다림에 예외는 없었습니다. 

안내하시는 분들에게 여쭈어 보니, 진료구역 안에 의사가 2명밖에 없어서 진료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집에 가서 쉬고 다음 날 다시 오라는 권유였습니다. 

집에 가서 자고, 다음 날 아침 다시 그 응급실 그 자리로 찾아갔습니다. 전날 계셨던 분들 전부 그대로 계시더군요. 중증질환이니 뭐니, 당장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며칠을 기다려도 진료구역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결국 응급실 진료 못 받았습니다. 8월의 어느 월요일, 서울대학교병원 본원 응급실 이야기였습니다." - 이상은 어느 시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하소연입니다. 

최근 한국의 의료 상황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를 두고 '의료 붕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은 명분은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도입됐으니 이로 인해 의료붕괴에 이어 '의료내란'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번 정책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 정책이 오히려 의료 교육의 질을 저하시켜, 불충분한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현장에 투입될 경우 오진과 의료 사고의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대거 수련을 포기하면서 전국의 응급실과 병원들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추석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응급실 환자 수가 평소의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재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마저 대거 사직서를 제출해 응급실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건국대 충주병원과 아주대병원 등 여러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응급실 병상 수를 줄이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등 비상조치에 나섰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료계는 정부의 정책이 결국 한국의 기존 의료 체계를 붕괴시킬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대거 수련을 포기한 상태에서, 정부가 정책을 철회한다 해도 원상 복구는 이미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정부는 결국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할 수밖에 없으며, 기존 체계 대신 새로운 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새로운 의료 체계가 기존의 것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의사, 간호사, 환자 등 의료계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는, 말 그대로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픈 것도 서러운데 치료받을 권리마저 빼앗긴다"는 한탄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사전계획도 데이터도 마련되지 않은 의대증원 카드로 전공의들의 사직과 파업이 진행 중임에도 해결의지나 대안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연초부터 불어 닥친 업무의 가중함은 올곧이 대체인력인 간호사와 의료종사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보건의료조합의 찬반 투표결과 91%가 파업에 동의했습니다. 조정을 전재로 내걸었지만 폭을 좁히기엔 대화창구나 대안이 없어 보여 29일 총파업을 예정한 가운데 의료대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야 간호법을 서둘러달라고 여야에 부탁했다고 합니다. 문제의 간호법은 '거부권 중독' 윤석열 대통령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제정되었을 법입니다. 그간 두 번의 법안소위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쟁점사항을 해소하지 못한 것은 정부·여당입니다.

이제 와서 주말 사이 용산 대통령실에 불똥이 떨어진 듯, 정부 여당은 민주당에게 '전향적인 태도로 나서라'는 태도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이 처음 통과될 때 부터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으며,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의료 대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국가적 의료 위기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피해는 환자와 가족, 나아가 전 국민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의사들은 '아프지 않고 버티는 게 방법'이라고 조언할 정도입니다. 한때 대한민국이 자랑하던 의료시스템의 붕괴에 정부나 정치권이나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의료 대란' 실태 조사와 대응 방안 마련이 안 보이는 가운데 의료체계 붕괴 양상은 점점 더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정부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며, 의료계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시급한 시점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하는 듯 지금 이 시간도 국민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능력 없는 사람이 부지런하면 부작용은 다양합니다. 특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하거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잘못된 방향에서의 부지런함은 결과적으로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부적절한 결정이 지속적으로 실행되며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잘못된 판단이나 계획을 계속 실행하는 것은 조직이나 개인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오히려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도 큽니다. 이는 왜곡된 의사 결정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공동체에도 큰 해악입니다.

따라서 차라리 능력 없는 지도자와 정부라면 그냥 손 놓고 쉬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의대정원 확대 이전,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으라는 주문입니다. 국민은 지금 '각자도생'을 실천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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