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윤석열이 석방 124일 만에 재구속됐다.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이 다시 구속 수감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새벽,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후 2시 22분부터 밤 9시 1분까지 7시간 넘게 이어졌다.
구속 이후 윤은 서울구치소의 약 3평(10㎡) 규모의 독거실에 배정될 예정이다. 방에는 TV, 책상, 관물대 등이 비치되어 있지만 에어컨은 없고 선풍기만 설치돼 있다. 역대 전직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수용자와 동일한 수용 절차를 거쳤으며, 신체검사와 함께 '머그샷'도 촬영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178쪽 분량의 PPT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의견서를 통해 혐의별로 구속의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팀은 이미 확보한 신병을 바탕으로 외환 혐의 등 미진한 수사를 더욱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검은 비화폰 삭제, 국무회의 방해, 공문서 조작, 외신대응 지시 등 여러 혐의가 내란 및 외환 범죄와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특히 외환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무인기를 납품하는 과정의 책임자였던 국방과학연구소 소속 연구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5일에는 윤 본인을 상대로 관련 진술을 받았다. 드론 운용 및 군사 시연에 관여한 군 관계자 상당수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내란 재판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첩에는 "무인기를 띄워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의 포격을 유도한 뒤 백령도에서 반격한다"는 군사작전 시나리오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내용은 외환 혐의의 실체를 뒷받침할 핵심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특검은 150일의 수사 기간 중 20여일밖에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남은 기간 동안 외환 혐의 입증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입증에 어려움이 크지만, 그만큼 치밀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특검은 사후 계엄선포문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공모 혐의로 구속영장에 적시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신병 확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국회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와 관련해 국민의힘 당시 지도부를 상대로 한 수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구속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상식적인 결정"이라며 "내란수괴와 공범, 동조세력을 단죄해야 국정 정상화가 완성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어 "조은석 특검은 남김없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윤석열의 재구속을 계기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전모와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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