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사진=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김건희 여사의 총선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 씨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 이어 '채널A'와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지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은 탄핵될 텐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명태균 씨가 뉴스매체를 통해 도발적인 공론화를 펼치고 있어 야당의 탄핵 방아쇠가 당겨지고 있다.

명태균 씨는 지난 7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김건희 여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인수위에 빨리 오시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명 씨는 "(나는) 닭을 키워서 납품하는 사람"이고 "닭을 가공할 사람은 많다"며 거절 의사를 비쳤다고 했다. 여기서 닭은 윤석열 정부를 뜻한다.

명 씨는 김건희 여사와 주고 받았다는 텔레그램 캡처본도 공개했다. 

사진=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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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9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불참하려던 이유가 명태균 조언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메시지를 김 여사가 보냈고, 이에 명 씨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엄벌하라"고 회신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명태균 씨는 "검사에게 '날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묻겠다"면서 "감당되면 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8일 검찰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좌관 강모 씨가 김영선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명태균 씨에게 급여 명목으로 매달 줬다는 내용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가 지난 2022년 5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로 따졌다는 발언에 신빙성이 갖게되는 것이다.

◆ 야당 "명태균, 제2의 최순실...천공 능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명태균 씨를 두고 "천공을 능가하는 비선실세"라고 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제2의 최순실"이라고 평가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박찬대 원내대표는 "뛰는 천공 위에 나는 명태균이냐"며 "요즘 김건희는 정권 실세, 명태균은 비선 실세라는 말이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명태균은 대선 당시 윤 후보의 자택을 수시로 방문하며 정치적 조언을 했고, 인수위 때는 김건희가 전화로 인수위 참여를 제안했지만 본인이 거절했다는 등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은 켕기는 게 있는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또한 박찬대 원내대표는 2022년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이 대선 당시 윤석열 정부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가였다는 증언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며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전통시장 앞에서 열린 장현 영광군수 후보의 출정식에 참여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전통시장 앞에서 열린 장현 영광군수 후보의 출정식에 참여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국 대표는 같은 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냄새만 피우는 게 아니라 텔레그램 또 녹취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 스모킹건을 확인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조국 대표는 "명태균씨 등을 통해서 선거 시기에 공천 개입 말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을 한 이후에 인사 추천, 정책 건의 등의 국정 개입을 했냐 안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이것이 확인되면 명태균이 바로 제2의 최순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 씨가 왜 문제가 돼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했나. 완벽하게 비선, 공식적 조직이 아닌 사람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인사와 정책에 개입한 것이 확인되면서 폭탄이 터진 것 아니냐"며 "대통령 취임 이후에 명씨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것이 관철되었다면 명백한 국정농단으로 탄핵 사유"라고 단언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명태균 한 두번 본 게 전부"라며 "대통령 취임 이후에 전혀 소통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녹취와 텔레그램 등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반면, 대통령실의 대응은 아직까지 의혹을 구체적으로 해명하거나 반박하기보다는 "아니다", "본 적 없다"는 말로 일축하는 데 그치고 있어 의혹이 더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명태균 씨의 폭로가 계속해서 공론화되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명 씨가 윤석열 정부의 탄핵을 좌우할 핵심 인물로 떠오를지, 이 사건이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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