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계란말이를 조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4.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계란말이를 조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4.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최근 세간에선 대통령의 '계란말이'와 '김치찌개', '14번째 거부권' 그리고 용산 관저에서 이종섭 전 장관하고 통화를 나눴다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화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기자들을 용산으로 초대해 직접 계란말이를 만드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이 이벤트는 대통령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전해지면서 참석한 기자들이 웃고 즐기는 모습들도 생생하게 전달됐습니다.

이번 이벤트는 단순히 대통령이 요리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됩니다.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특검법이 국민적 관심을 얻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벤트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요리 이벤트는 국민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점과 맥락을 고려할 때, 이는 대통령과 그 주변 참모들이 상당한 착각에 빠진 나머지 국민들을 무시한 나 홀로 즐기기 이벤트에 불과할 겁니다. 

최근 국민들은 민생 문제 등을 포함 공정과 법과 원칙을 강조해왔던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국정 과제와 관련된 성실한 대응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채상병 특검법은 민주당에 의해 22대 국회에서도 법안 1호로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요리 이벤트를 연 것은 국민의 눈에 진정성 없는 이미지 관리로 비칠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이미지 전략은 대중의 인식을 관리하고 지지를 얻기 위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입니다. 특히 대통령의 이미지 전략은 그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효과적인 이미지 전략은 대중의 지지를 높이고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증가시킵니다.또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대중의 수용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이미지가 형성되면 외교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통해 대중의 불안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과도한 이미지 조작으로 지나치게 이미지에만 집중하면 진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대중이 느끼는 괴리감이 커지면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전략이 일시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신뢰 구축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이미지 조작'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늪에 빠져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이벤트에 참석한 기자들이 질문 없이 웃고 즐기는 모습과 "김치찌개 더주세요~"라고 했던 일화도 전해지면서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윤대통령의 '해외 연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선심성 약속에선 환호도 나왔다고 전해집니다. 

기자들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기자들은 그 역할을 잊고, 오히려 대통령의 이미지 전략에 동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가뜩이나 추락되고 있는 언론의 신뢰성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정치는 현대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대중과 소통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점과 맥락을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이미지 정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기에 대통령의 이번 이벤트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보다는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계란말이도, 김치찌개도 진실을 덮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하는 등 야당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되면서  어설픈 이벤트의 부작용이 당장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거침이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한 4개 법안에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모두 14건으로 늘어 집권 2년 만에 1987년 민주화 이후 최다 거부권 행사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최근 여당 초선 의원 당선자 모임에서 "거부권을 적극 활용하라"고 독려한 것에 더해 '앞으로도 여야 합의없이 통과된 법안에 대해선 거부권으로 막겠다'고 한 방침도 대통령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합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거를 통해 그 자리에 오른 대통령이 선출된 대의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면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셈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과 소통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요리하는 대통령보다, 책임을 다하는 대통령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더더욱 그런 낮은 수준의 눈속임에 당할 국민은 극히 소수에 불과할 겁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대통령의 본분입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이미지 정치 논란을 계기로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무엇보다 제22대 국회에서는 거부권 남발이 자제되기를 마지막으로 기대합니다. 그래야 "나라를 말아먹더니 계란도 잘 말고 있네.."라는 비아냥도 멈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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