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서비스 열악한 노동문제, 플랫폼협동조합으로 해결하겠다”
“가사서비스 열악한 노동문제, 플랫폼협동조합으로 해결하겠다”
  • 이로운넷=라현윤 기자
  • 승인 2019.06.2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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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플랫폼 가사노동시장 변화 고민하는 최영미 라이프매직케어 협동조합 대표

21세기 디지털경제를 대표하는 플랫폼 기반의 사업모델은 노동을 파편화하면서 새로운 문제를 던지고 있다. 플랫폼 경제의 대안으로 '플랫폼협동조합'이 주목받지만, 현재 국내서 뚜렷한 성공 모델을 찾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가사서비스 분야에서 플랫폼협동조합을 지향하고 나선 기업이 있다. 바로 라이프매직케어 협동조합(이하 라이프매직케어)이다. 라이프매직케어는 ​한국가사노동자협회가 소속 협동조합들과 함께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지난해 설립했다.

오랜 기간 한국가사노동자협회를 이끌며 국내 가사노동자들의 인권과 일자리 창출에 나섰던 최영미 라이프매직케어 대표는 “가사노동은 플랫폼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자주 거론되는 분야다”며 “그러나 플랫폼기업을 표방하고 나선 기업들 다수가 소비자의 편리성만 강조할 뿐 열악한 가사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의 질 개선에 대해서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하되, 일하는 이들이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 방식이 적용되는 모델들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사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는 최 대표를 지난 14일 부천 사무실에서 만나 국내 가사서비스 시장의 변화와 라이프매직케어의 고민과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영미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대표
최영미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대표

- 라이프매직케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 경력단절여성, 중고령 여성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객에게는 믿을 수 있는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서비스 기업이다.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해 2004년 ‘우렁각시’ 서비스를 론칭했고, 처음에는 비영리사단법인 ‘한국가사노동자협회’에서 사업관리회사로 출범했다.

가사서비스 관련 일을 하는 5개 관련 기업과 함께 작년 5월 주식회사에서 시작해 12월에 협동조합으로 전환했고, 올해 1월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기도형 프랜차이즈협동조합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영세한 같은 업종끼리 프랜차이즈처럼 하나로 묶어 가맹본부 역할을 한다. 조합원이 곧 가맹점주이며, 가맹본부를 공동 소유하고, 수평적 협동으로 시장 정보와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다.

- 본격적으로 플랫폼협동조합을 표방하고 나섰다. 그 배경은.

▶ 가사노동자는 과거 하녀, 식모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다가 산업화 과정에서 직업소개소를 중심으로 지역과 동네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운영됐다. 그 과정에서 비영리영역에서 한국YWCA연합회나 우렁각시가 가사서비스 시장에 진입해 가사노동자들의 인권, 양질의 일자리를 고민해왔다. 두 기관은 교육, 회원관리 시스템 등을 마련하고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며 가사서비스 분야를 더 전문화하고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데 2015년부터 이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노동의 일환으로 ‘대리주부’를 시작으로 홈클리닝 O2O(Online to Offline)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다. 이들은 대다수 스타트업 기업들로,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 시켰다. 인력 구성도 소수의 IT, 경영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앱으로 홍보마케팅에 주력해 규모를 키운 후 대자본의 투자를 받는 식이다. 청소연구소(카카오), 미소(미국 최대 벤처투자사 와이콤비네이터), 대리주부(인터파크 투자) 등이 그 예다. 가사노동 시장에서 플랫폼 노동의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섰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라이프매직케어는 지난해 10월에는 경기도형 프랜차이즈협동조합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사진제공=라이프매직케어
라이프매직케어는 지난해 10월에는 경기도형 프랜차이즈협동조합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사진제공=라이프매직케어

- 가사서비스 시장의 변화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보나.

▶ 국내 가사서비스 시장은 정부도 손을 놓을 정도로 열악한 영역이다. 가사노동자를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산후도우미 등 3개 업종 기반으로 분리하고 전문화 한 게 불과 6~7년 전이다. 가사서비스 쪽 시장이 커지면서 일자리는 늘지만 일하는 이들의 법적인 보호는 없다. 오래 일해도 급여가 크게 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중국 동포나 다문화 여성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

우리는 오랜 기간 가사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제도개선에 나섰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왔다. 또한 일하는 이들이 소모성 노동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직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도록 노력해왔다. 그런데 플랫폼기업의 등장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기술을 독점한 소수 자본에 이윤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노동조건은 더욱 악화되고 불안해진다.

예로 대다수 홈클리닝 기업들은 ‘교육’이라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대신 고객 평점으로 가사노동자의 ​이를 종사자 근로조건 등에 적용하는 형태다. 소비자 편리성만 강조하고 고객이 선택하는 방식으로만 변화하면서 가사노동자들은 또 다시 일회성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걸 혁신이라 얘기하는 건 분명 어패가 있다.

- 플랫폼협동조합 방식이 이러한 문제에 대안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 플랫폼협동조합은 쉽게 말해 플랫폼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 거다. 독점 운영이 불가능하다. 협동조합이 가지는 장점인 일하는 사람들의 참여와 수평적인 구조 등으로 운영되기에 노동 조건의 열악함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이같은 협동조합 모델이 시장에 확대되면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의 독점이나 폐해를 막고, 건강한 방식으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돌봄노동이 여성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하찮은 일이 아니라 적성에 맞고 교육훈련이 필요한 전문적인 노동이자 사회와 가정의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노동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사회적인 의식 변화를 위해 플랫폼협동조합 방식이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은 지난해 말 앱을 개발하고 출시했다./이미지제공=라이프매직케어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은 지난해 말 앱을 개발하고 출시했다./이미지제공=라이프매직케어

- 라이프매직케어는 어떻게 사업을 준비하고 있나.

▶ 처음에는 우리도 플랫폼노동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그저 ‘소비자들이 더 편한 걸 찾는구나’ 정도였다. 앞서 얘기한 시장의 지각변동을 체감하면서 2014년부터 내부에 TF를 구성하고 2015년에는 사업본부를 만들었다.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부천지부에서 투자를 결정하면서 2018년 1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O2O 플랫폼 앱을 출시했다. 우렁각시 앱은 현재 경기 부천과 수원 지역에서 사용가능하며, 이 외 지역은 고객센터 전화를 통해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이후 앱을 기반으로 소셜 프랜차이즈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라이프매직케어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가맹점 대표로서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직원 등 6인으로 구성했다. 다만 일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지역에 도움 되는 사업이 되기 위해 지역 주체들을 반드시 참여시켰다. 주된 역할은 브랜드 관리,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이다.

올해는 사업안정화를 위해 자금 조달과 인력 확충이 주요 과제다. 또한 기존에 지역 지부들을 순차적으로 가맹점 계약하며 앱을 쓰고 있다. 상반기 내 내부를 다 튼튼히 만들고 이를 통해 공격적으로 접근성을 확대하는 작업을 하고자한다.

- 플랫폼협동조합을 지향하며 어려운 점은.

▶ 벤치마킹할 모델이 국내외 없다는 점이다. 그게 가장 어려웠다. 컨설팅 하는 사람들 와도 혀를 내둘렀다. 도저히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또한 법률적 문제가 생겨도 관련 제도가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 플랫폼협동조합이 사회적으로 자기 역할을 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 우리와 유사한 모델인 미국의 플랫폼협동조합인 '엎앤고(Up & Go)'는 서비스노동자 수입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것에 비해 플랫폼 유지에 필요한 비용 5%만 부과하고 있는 곳으로 주목 받는다. 이 협동조합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로빈후드재단과 디지털 전문 노동자협동조합기업인 CoLab, 시중 은행 Barclays의 도움이 있었다. 플랫폼협동조합은 많은 자본이 투입돼야 하기에 플랫폼협동조합이 성장하려면 이러한 마중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최근 플랫폼노동이 이슈가 되면서 이를 부르는 개념들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 공유경제, 플랫폼협동조합 등 개념 정의부터 다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으로 플랫폼노동 영역에서 주목받는 가사서비스나 배달서비스와 같은 영역은 전문가들이 총집중해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어 플랫폼협동조합의 정형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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