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플랫폼 노동자 문제 해법 될까 ②
협동조합, 플랫폼 노동자 문제 해법 될까 ②
  • 이로운넷=박유진·이정재 기자
  • 승인 2019.07.0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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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자본 조달 위한 ‘상호 주식(Mutual Shares)’ 모델...기존 벤처 투자 방식과는 달라
지난 몇 년간 디지털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했다. 이제 택시 운전사, 아파트식 호텔 지주, 프리랜서 노동자가 되기 위해서는 휴대폰에 어플리케이션 하나만 다운로드 하면 된다.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버(Uber), 태스크래빗(TaskRabbit), 아마존(Amazon), 에어비앤비(Airbnb), 딜리버루(Deliveroo)등 소수의 대기업들이 이 시장을 지배하며 노동을 착취하고 독점권을 행사한다는 비판도 있다. 또한 플랫폼에 의존하는 일반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개인 데이터에 대한 제어력이 거의 없고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발언권이 없다. 영국 혁신 재단 NESTA와 영국협동조합연합(Cooperatives UK)이 발간한 보고서 ‘플랫폼 협동조합, 자본주의 난문제 풀다(Platform Co-operatives – Solving the Capital Conundrum)’는 디지털 플랫폼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플랫폼 협동조합을 제안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주의의 원리를 플랫폼 기술의 기회와 결합해 중간자 없이 개인들을 직접 연결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지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플랫폼 협동조합, 자금문제 해결하려면?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협동조합의 공동소유자가 돼 자본을 조달하는 방식인 '상호 주식(Mutual Shares)' 모델을 제안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이 성장하려면 자본 조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늘날 가장 큰 디지털 플랫폼 중 일부를 뒷받침하는 벤처캐피털 모델은 협동조합이 수용하기 어려운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투자자들은 큰 수익 창출을 근거로 위험을 무릅쓰고, 회사 이윤을 통한 상환이 아니라 주식을 팔아 돈을 회수하려 하며, 기업의 위험 부담을 떠안는 데 필요한 적립금을 만들기 위해 투기적인 미래 밸류에이션(Valuation, 애널리스트가 다양한 경영지표의 변화를 분석해 종합적으로 산출해서 현재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과정)에 의존한다. 협동조합은 위험을 감수·분담하거나, 예상되는 미래 수익 흐름을 현재 가치로 전환하기 위해 비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최근 고성장 기술 플랫폼 모델과 같이 자본 집약적 산업에서 협동조합들이 큰 규모의 투자를 받기 어려운 이유다.

협동조합의 가치와 일치하는 방법 혹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방식을 찾아 자본을 조달해야 한다. 보고서는 다른 부문에서 성공을 가능하게 한 협동조합의 이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협동조합은 일반적으로 다른 형태의 사업보다 탄력적이고 덜 위험하다. 사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노동자, 소비자) 사이의 강한 유대관계를 가진 상향식 구조로써, ‘필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전통적인 벤처 자금 투자와는 다른 우선순위를 가진 펀딩 모델에 기회를 열어준다.
 

새로운 펀딩 모델, ‘상호 주식’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동 돌봄 협동조합(Equal Care Co-op)' 홈페이지. 공동 돌봄 협동조합은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연 2만 파운드로 책정한 플랫폼 협동조합이다. 이는 일반 산업체보다 25% 높다. /사진=Equal Care Co-op 홈페이지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퀄 돌봄 협동조합(Equal Care Co-op)' 홈페이지. 이퀄 돌봄 협동조합은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연 2만 파운드로 책정한 플랫폼 협동조합이다. 이는 일반 산업체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사진=Equal Care Co-op 홈페이지

기존의 상업적인 투자 모델은 플랫폼 협동조합에 맞지 않는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순수한 재정적인 이익 이상을 목표로 하는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지금도 여러 사회적 투자 상품들이 있지만, 확장을 원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에는 대부분 적합하지 않다.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이나 준자본(Quasi-equity)은 채권 금융과 유사해 플랫폼 협동조합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보고서는 '공동체주(Community Shares, 지역 사회 공유 주식)'라는 개념과, 이를 보완한 형태의 ‘상호 주식(Mutual Shares)'을 대안으로 언급한다. 공동체주는 인출할 수 있지만 양도나 매매는 불가한 주식으로, 지난 10년간 영국협동조합연합(Cooperatives UK)과 로컬리티(Locality) 등 여러 기관들이 지역 협동조합이나 이익증진공동체 등에서 발전시켜온 모델이다. 상호 주식은 지역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을 위해 공동체주를 보완한 새로운 유형이다.

상호 주식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 공동체주와 동일한 조건을 가진다.

▲ 1주 1표가 아닌 1인 1표로 행사되는 민주적 통제.
▲ 회원 개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해 한 명이 조합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을 방지.
▲ 이자 형태로 지급되는 보상금을 제한해 항상 적정한 자본을 보유.
▲ 조합 이사회의 재량에 따라 지불가치 이하로 주식 자본을 회수할 수 있음.
▲ 어떤 회원이나 주주도 기업의 잔여 자산에 대한 권리가 없으며, 기업 소유와 관련된 차익을 가져갈 수 없음.

다만 공동체주가 아닌 상호 주식으로써 플랫폼 협동조합에 적용할 때 한 가지 차이가 있다. 협동조합은 법적으로 거래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식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이 가게일 경우, 그 가게에서 물품을 사는 소비자나 가게에 물품을 파는 공급자가 지급 대상이다. 거래와는 상관없는 기관투자자(법인 형태의 투자 주체)는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배당금 지급의 이점은 조합 내 구매자, 판매자 또는 회원에게 투자를 보다 매력적인 선택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거래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이 빠져나갈 때 남겨둔 공백을 메우고, 지분을 높이기 위해 배당금을 재투자할 것이다. 이들의 재투자 자본에 더 보탤 투자회원을 둔다면 플랫폼 협동조합이 직면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신규 회원과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재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기관투자금을 천천히 갚아나갈 수 있게 한다. 궁극적으로 이는 순수한 형태의 사회 투자(기업에 장기적인 내부 자본을 제공하기 위해 자본 이득을 포기하고 적은 수익을 돌려받는 투자)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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