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중구 아트리움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144차 노동포럼 ‘플랫폼노동 논의와 실태, 정책과제 모색'이 진행됐다.

플랫폼노동(Platform work). ILO와 OECD는 "온라인을 통해 플랫폼을 이용하여, 불특정 조직이나 개인이 문제해결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 혹은 소득을 얻는 일자리"로 규정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산업구조 변화, 기술발전과 함께 플랫폼노동이 이슈다. 플랫폼노동은 요기요, 우버 등 운송, 배달, 가사·심부름 등 서비스 형태로 친숙하다. 국내에서도 플랫폼노동자가 점점 늘어가고, ‘타다’ 금지법, ‘배달의민족’ 매각 등 관련 뉴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편리한 이용과 유연한 노동 시간 등 장점도 있지만, 직업 안정성이나 노동자에 대한 책임 전가 문제 등 단점도 부각된다.

서울연구원(원장 서왕진)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소장 노광표)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아트리움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해외 다른 국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문제점과 서울시의 정책 과제는 무엇인지 논하기 위해 ‘플랫폼노동 논의와 실태, 정책과제 모색–웹기반, 지역기반 플랫폼노동 사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양기관이 ‘서울시 플랫폼노동 실태와 정책 연구’라는 협력 과제를 수행한 결과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장희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해외의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를 공유했다.

먼저 장희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해외 정부 및 국제기구의 플랫폼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탈리아 볼로냐 시는 플랫폼노동자들의 권리를 명시하는 헌장을 발표했고, 라치오 주는 플랫폼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률을 제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독립계약자를 노동자로 분류하도록 강제하는 AB5 법령(Assembly Bill No.5)을 통과시켰으며,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은 회사의 지시를 받는 배달라이더들이 프리랜서가 아닌 직원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장 객원연구위원은 “해외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를 제안하고 플랫폼 산업 감시 체계를 제안하고 있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공정노동 및 바람직한 소비자/의뢰인이 되기 위한 집단행동과 캠페인도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서울형 시민보험'이라는 새로운 사회보험을 제안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서울시 플랫폼노동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김 부소장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보호 사각지대에 있는 플랫폼노동 문제를 접근할 때 노동시장의 불공정거래 문제 발생 시 분쟁 조정이나 지원, 산업안전, 직업 훈련 영역의 정책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서울형 시민보험’이라는 플랫폼노동 관련 새로운 사회보험을 제안하며, “서울시는 사회적 보호의 관점에서 사회보험 문제, 노동안전 문제, 공정거래 및 분쟁, 직업훈련, 기타 지원 제도 등을 검토하고, 웹기반 플랫폼노동과 지역기반 플랫폼노동으로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각계 전문가가 노동자, 연구자, 공공의 입장을 대변해 서울이 앞으로 구현해나가야 할 플랫폼노동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서 이승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디지털자본주의에서 플랫폼노동은 불안정성을 내포하며, 노동법이나 사회보장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전통적인 노동 형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모습에 주목했다. 그는 “예를 들어 기존에는 고용주가 9시부터 6시까지 노동자를 고용해 생산적인 시간과 비생산적인 시간을 모두 포함해 급여를 주지만, 디지털자본주의에서는 노동자가 일감을 정확히 수행하는 시간만 대가를 지불해 기업측 비용절감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급자와 수요자는 각각 제한된 정보만 볼 수 있지만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를 독점으로 소유해 당사자 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한 규제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산업의 출현으로 분업관계와 분배질서가 재구조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는 소비자가 노동자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아 무슨 일이 생겨도 기업 측 사용자·고용주·경영자가 책임을 졌지만, 플랫폼기업은 노동과 소비를 연결해 중계수수료를 받는 주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책임과 비용은 소비자·노동자에 전가되는 것. 그는 새로운 제도적 조건과 규제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종 플랫폼노동연대 대표는 플랫폼노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 노동자와 사용자가 적극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노사협약을 체결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회협약을 체결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 노동관계법 개정 등을 제안했다. 김진하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지방 정부 차원에서 상위법 개선을 기다리기보다 자체 사업 실행 및 제도 지원 등 적극적으로 접근해 정책 권한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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