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넘어 협동으로’...플랫폼협동조합 국내에 안착될까?
‘독점 넘어 협동으로’...플랫폼협동조합 국내에 안착될까?
  • 이로운넷=라현윤 기자
  • 승인 2019.06.24 0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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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기업 독점에 대안으로 떠오른 플랫폼협동조합
아직 국내는 걸음마 단계...규모화 고민, 성공 모델 발굴 위해 집중해야

차량공유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우버 플랫폼, 에이비엔비로 시작된 플랫폼노동에 대한 논의가 최근 타다로 더 불거지면서 국내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슈의 중심에는 플랫폼노동이 가지는 또 다른 얼굴인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 낮은 수입의 불안정한 노동을 양산하고, 전통적인 사회보장 시스템을 약화시키며 소득과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독점 넘어 대안으로 주목받는 '플랫폼협동조합'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최근 새롭게 ‘플랫폼협동조합’이 떠올랐다. 플랫폼협동조합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판매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사람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한다. 플랫폼기업의 소유구조를 협동조합 형태로, 협동조합 정신을 구현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던 디지털노동 전문가 트레버 숄츠(Trebor Scholz) 미국 뉴스쿨(The New School) 교수는 "플랫폼기업들의 독점이 심화되면 과거 소비자들이 누린 편의성(저렴한 비용 등)이 지속될지 의문이다. 데이터가 중앙집중화되면서 소수의 기업에 독점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플랫폼협동조합은 실리콘벨리 같은 곳에서 똑똑한 한 명이 만들어주는 걸 나머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게 아니라 그걸 이용하는 모든 이가 초기부터 함께 만들어가는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던 디지털 노동 연구자로 알려진 '트레버 숄츠(Trebor Scholz)' 뉴욕대 교수는 플랫폼협동조합이 플랫폼 독점기업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진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던 디지털 노동 연구자로 알려진 '트레버 숄츠(Trebor Scholz)' 교수는 플랫폼협동조합이 플랫폼 독점기업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진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숄츠 교수가 제시한 10대 원리는 협동조합 7대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플랫폼을 소유한다 △적당한 급료를 안정적으로 지급한다 △운영과 데이터 관리를 투명하게 한다 △일하는 사람과 소통을 강화한다 △결정 과정에 참여시킨다 △법률적 보호를 제공한다 △이동이 잦은 노동자에게도 사회보장을 제공한다 등이다.     

플랫폼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노동자들의 참여’다. 숄츠 교수는 “인터넷, 앱을 사용하면 더 많은 노동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노동자협동조합의 규모화에 도움이 된다”며 “조합원들의 자본 형성, 커뮤니티 강화 등을 통해 가치 순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협동조합이 다른 곳보다 회복률, 파산률도 낮으며, 실제 직원 노동자들이 소유한 기업의 생산성이 높다”며 “공정한 보상, 존중받는 양질의 일자리, 세제 혜택 등도 플랫폼협동조합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외에는 280여개 플랫폼협동조합이 운영되며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사민당, 영국 미래당 등은 내부 강령에 플랫폼협동조합을 채택했다. 미국의 경우 프리랜서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협동조합 설립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해외에는 280여개 플랫폼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출처=https://platform.coop/directory
해외에는 280여개 플랫폼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출처=https://platform.coop/directory

세계적으로 플랫폼협동조합이 분포된 대표적인 분야로는 △유통 △사회서비스 △프리랜서 등 생산자 그룹 등이다. 

프리랜서를 위한 협동조합으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들을 법률적으로 보호해주거나 혼자 일해야 하는 프리랜서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역할을 하는 '스마트(SMart)', 뉴욕시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던 이주 여성들이 만든 가사·청소 도우미서비스 플랫폼 협동조합인 '업앤고(UP&GO)' 등이 있다. 

국내는 아직 초기 단계...플랫폼협동조합 안착화 과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사, 돌봄, 택배, 음식배달 서비스 분야에서 플랫폼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플랫폼협동조합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한국가사관리전국협회가 만든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이 최근 플랫폼협동조합을 표방하고 나선 정도다. 최영미 라이프매직케어 대표는 “아직 국내에는 플랫폼협동조합이라 얘기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며 "자본과 인력이 담보되어야 해서 쉽게 확장이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협동조합이 국내외 안착화 되려면 여러 과제가 있다. 이 연구위원은 △조기에 네트워크 효과 달성 △초기 자본과 운영자금 조달 △트랜드 변화를 따라잡는 신속한 의사결정 △협동조합간 협력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출처=https://platform.coop/directory
출처=https://platform.coop/directory

영국 혁신 재단 NESTA와 영국협동조합연합(Cooperatives UK)은 ‘Platform Co-operatives – Solving the Capital Conundrum’ 보고서를 통해 플랫폼협동조합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배구조 개선 △기술 문제 △성장 전략 △자본 4가지를 꼽았다. 보고서에서는 플랫폼협동조합은 풀뿌리 조직망이 없고, 이해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다양한데 반해, 자본이 부족해 일반 상업 플랫폼과 동등한 수준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반 스타트업에 비해 자본에 접근하기 더 힘들다고 분석했다.

장종익 한신대 교수는 “플랫폼협동조합의 잠재적 이용자들은 매우 분산되어 있는 반면, 플랫폼 개발에는 적지 않은 자본이 요구된다”며 “정부의 전통적인 지원 방식을 넘어 분야별 플랫폼협동조합의 설립 기획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의 설립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플랫폼노동, 공유경제, 플랫폼협동조합 등 관련한 개념부터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 대표는 “개념 정의부터 해야 발전이 빠를 것 같다”며 “또한 가사서비스나 배달서비스와 같은 영역은 전문가들이 집중해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어 플랫폼협동조합의 정형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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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2019-08-22 08:24:11
Trebor Scholz 교수는 뉴욕대가 아니라 The New School 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