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전문가의 눈] 한국에서 플랫폼협동조합이 등장할 수 있을까?
[SE-전문가의 눈] 한국에서 플랫폼협동조합이 등장할 수 있을까?
  • 이로운넷=장종익
  • 승인 2019.05.15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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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우버 플랫폼 독점기업이 최근 주식공개를 통하여 시장 가치가 1천억 달러(11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우버 플랫폼을 이용하여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자들은 시간 당 9.21 달러에서 14 달러에 불과한 소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나면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우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출처=우버 웹사이트

우리나라에서도 IT 분야의 각종 서비스와 디자인 및 방송 관련 서비스 등에 대한 기업의 아웃소싱이 시작된 지 오래되면서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해주는 플랫폼기업이 등장하였고, 이러한 플랫폼기업은 가사서비스, 돌봄서비스, 택배서비스, 음식배달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 쏘카, 우버 등이 고객운송 서비스에 진입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깊숙이 들어와 있는 플랫폼 독점기업 방식 공유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들이 늘어나고 있다.(오마이뉴스, 2019. 5. 3. “공유경제의 딜레마” (이광석)).

​대부분 낮은 수입의 불안정한 노동을 양산하고, 전통적인 사회보장 시스템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소득과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플랫폼 독점기업 중심 공유경제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으로서 플랫폼 독점기업에 사회연대 세금 혹은 코뮤니티 유지를 위한 세금 부과 등 적절한 규제 제도를 확립하는 방안과 더불어, 대안적인 공유경제의 활성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대안적인 공유경제의 하나로 플랫폼협동조합이 선진국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 독점기업이 지배하는 공유경제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정작 그 플랫폼 운영방식의 결정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되고 있으며, 공유(sharing)라는 개념이 유휴 자원의 시장거래 활성화에 갇히면서 지역커뮤니티 자산들이 돈 버는 수단으로 내몰려 오히려 커뮤니티의 안정성과 호혜성에서 밀려나고 있다.

​플랫폼협동조합 운동가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플랫폼의 이용자와 개발자들이 플랫폼의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 그리고 코뮤니티에 기반하고 코뮤니티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플랫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협동조합의 사례는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주 등지에서 현재까지 약 280개 이상이 설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중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에 한 일간지에 소개된 바 있다(이광석, 경향신문, 2019. 4. 18. “불로소득 챙기는 중개인 없이…노동자가 주인 되는 공유경제 가능할까”)

​그런데 이러한 플랫폼협동조합이 우리나라에 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왜냐하면 플랫폼협동조합의 잠재적 이용자들은 매우 분산되어 있는 반면, 플랫폼 개발에는 적지 않은 자본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플랫폼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창의력을 보유한 개발자들의 노력에 대한 협동조합을 통한 보상은 1/n에 불과하여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플랫폼협동조합 창업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플랫폼협동조합이 설립되기 위해서는 해당 업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플랫폼비즈니스에 대한 기획력을 보유한 전문가와 기술자,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때까지 요구되는 다양한 특성과 적정 규모의 자본, 그리고 이러한 전문가, 기술자, 이용자, 자본 등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조직화하여 대안적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협동조합 운동가 등이 협동조합섹터 내 혹은 민간영역에서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며 존재해야 한다.

플랫폼협동주의 개발 키트(자료 출처: 트레버 숄츠 교수 발표자료)
플랫폼협동주의 개발 키트(자료 출처: 트레버 숄츠 교수 발표자료)

예를 들면, 미국 뉴욕에서 집청소, 아기 돌봄, 애완동물 돌봄 서비스을 중개하는 디지털플랫폼을 개발하여 지역의 노동자협동조합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는 '엎앤고(Up & Go)'는 이윤추구형 홈 케어 서비스 플랫폼이 서비스노동자 수입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것에 비하여 플랫폼 유지에 필요한 비용 5%만 부과하고 있어서 잘 알려진 사례이다. 그런데 이 플랫폼협동조합은 홈 케어 서비스 노동자에 의하여 설립된 것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은 사회적 목적을 지니고 디자인과 기술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디지털 전문 노동자협동조합기업인 CoLab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홈클리닝 서비스 노동자의 조직화는 지역공동체지원조직(CFL)과 지역의 가난 퇴치 활동을 해온 지역재단(Robin Hood Foundation)이 담당하였고, 이 협동조합의 설립 및 개발 투자 자금은 시중은행 (Barclays)의 사회공헌기금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또한 올해 2월부터 우버의 대안으로 몬트리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에바(Eva)는 서비스 제공 운전자의 권익 향상과 지역코뮤니티에의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블록체인기술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서비스 이용자들의 개인적 정보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있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또한 서비스 이용자들에 의하여 설립된 것이 아니다. 이 플랫폼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에는 창업 아이디어 개발자뿐만 아니라 퀘벡노동자투자신협과 퀘벡사회투자네트워크 등 사회적금융조직과 퀘벡협동조합 및 공제조합연합회 등이 여러 블록체인기술기업 및 조직 등과 협력하여 함께 참여하고 있다. 즉, 프리랜서들의 플랫폼협동조합, 가사서비스 플랫폼협동조합, 퀵서비스협동조합, 대리운전협동조합, 택시협동조합 등이 출현하여 사회적으로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 방식이나 지자체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 지원 방식으로는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정부의 전통적인 지원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정부나 재벌로부터 자금을 받아서 사회적경제 주체에 소액 배분하는 우리나라의 중간지원조직의 주요 기능을 재검토하고, 시대적으로 긴급히 요구되는 분야별 플랫폼협동조합의 설립 기획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의 설립 방안에 지혜가 모아질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하향식 사회적경제 정책의 대폭 확장을 전면적으로 환영하지 못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사회적기업의 세계적 확산에 기여해온 유럽 사회적기업학회가 발표한 사회적기업의 11가지 기준 중 시민그룹 주도성(civiv group initiative)이 정부와 재벌의 힘이 매우 강한 우리나라에서도 뿌리내리게 하는 방향으로 활동가의 지혜가 모아지고 정책적 전환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장종익 한신대 교수
장종익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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