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받아 월세 내기 바쁘다? '사회주택' 시대가 온다
월급받아 월세 내기 바쁘다? '사회주택' 시대가 온다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20.02.1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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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주거 패러다임의 전환] ①입주자 중심 가격,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삶의 질↑
국내선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공과 함께 청년·신혼부부·노인·여성 등 '필요한 사람'에 공급
6개 지자체 조례 시행...법 개정 움직임도

저렴한 가격, 합리적 거주기간 보장, 강화된 공동체성,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 짧은 계약 기간과 치솟는 보증금·월세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주택(Social Housing)’이 떠오른다. 불로소득을 최소화하고 입주자 중심의 사회주택, 국내에서는 어떻게 운용될까? <이로운넷>은 그 의미와 정책, 유형과 사례들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대학생 A씨는 대학진학을 위해 수도권 외 지역에서 올라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고시원 등 주거환경이 취약한 곳을 전전했다. 그러나, 현재는 주변 원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사회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사회주택 운영을 담당하는 사회적경제 주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A씨는 더 이상 생소한 남이 아닌 친근한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음을 느낀다. 또한, 대학 졸업 후 취업‧창업 등 진로에 대해서도 입주자 간 정보공유를 하며 사회주택이 단순 주거공간이 아닌 삶의 터전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신촌, 혜화 등 대학가는 개강 직전만 되면 기숙사 추첨에서 떨어지고 집을 알아보는 학생들로 붐빈다. 아무리 비좁고 열악한 환경의 방이라도 50만원 이상의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

‘사회주택’은 이렇게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생기는 기형적인 주거 공급 현황을 해결할 열쇠로 여겨진다. 직접 사회주택을 운영하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한솔 이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광의의 사회주택이란 “임대료가 통제되고, 내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주택”이다. 주거 형태는 쉐어하우스, 원룸 등 다양하다.

낮은 비용, 공공성 띤다면 모두 ‘광의의 사회주택’

사회주택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나라마다 다양한 명칭·특징이 있다. 2017년 발간된 한국사회주택협회 백서에 의하면 공통으로 ▲낮은 임대료 ▲주택소요에 부응한 배분 ▲사회적 목적 추구 ▲제한된 영리를 추구하는 공공·민간 공급 주체 ▲공공재정의 지원 등의 특징을 갖춘 주택을 통칭한다.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에서는 특별히 사회주택 공급 주체를 ‘사회적경제 주체’로, 공급 대상을 취약계층으로 규정하는 등 별도의 제한을 둬 좁은 의미로 사용한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 의하면 2019년 9월 기준 전국적으로 공급되거나 추진 중인 좁은 의미의 사회주택은 약 2,000호다.

B, C, F에 해당하는 주체가 운영하는 주택이 광의의 사회주택으로 통한다. /자료=한국사회주택협회 백서

서울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보고서 ‘사회주택 활성화 쟁점과 정책과제’에 의하면 국내 사회주택은 지역의 사회경제조직이 자발적으로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들의 활동이 서울시의 공적 지원을 이끌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 백서에 의하면 1970년대부터 종교 관련 비영리 주체들이 주택을 공급하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가 쏘아 올린 사회주택 정책, 전국에 퍼지다

현재 6개 지자체에서 사회주택 조례를 채택하고 있다. /디자인=윤미소

아직 사회주택을 명시하는 법률이나 명령은 없다. 6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만 채택해 지원정책을 시행 중이다. 전국에서 서울시가 가장 먼저 2015년에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회주택 공급자를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후, 여러 지자체로 퍼졌다.

서울시는 사회투자기금을 설치하고, 사회주택 공급에 보조금과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2016년에는 사회주택 관련 첫 중간지원조직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를, 2017년에는 온라인에서 입주 가능 사회주택을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사회주택플랫폼’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고양시는 2020년 정책으로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한 임대주택 12가구 이상을 청년, 신혼부부 등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사회주택 아카데미 등을 거쳐 작년 8월 조례를 제정한 후, 지난 6일에는 부산시 인구·가구 동향에 맞는 ‘부산형 사회주택’ 유형을 제시하기 위한 용역을 공고했다. 시흥시는 2017년 5월 (사)한국해비타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출자해 공공의 토지를 활용한 ‘알콩달콩 주택’을 지었다. 지난해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 10쌍을 모집했다.

전주시는 별도의 조례 제정 없이 '전주시 주거복지 지원조례' 내사회주택 관련 조항을 만들었다. 2017년 7월 사회주택 공모사업을 시작하고, 주거복지과에 사회주택팀을 만들었다. 전주형 사회주택 공급사업은 시가 민간소유의 토지(건물)을 매입하거나 공공자산을 활용해 사업시행자에게 장기 20년까지 임대하면, 사업시행자는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해 주거 취약계층에게 시세 80% 이하의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을 공급·운영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여성 청년, 노인 등에 사회주택을 공급했다.

경기도 역시 사회주택 조례화를 추진 중이다. 경기도 도시주택실 행복주택과에 의하면 경기도는 사회주택 관련 조례를 신설할 계획을 갖고 있고, 경기도형 사회주택을 보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의 경우 지난 2017년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사회주택 활성화 의지를 밝히고, 2022년까지 LH를 통해 500호, 서울시를 통해 1500호를 합해 매년 사회주택을 2,000호 이상 공급하겠다고 지난해 2월 밝혔다. 국토교통부 민간임대정책과 측에 의하면 지난해 LH는 목표치를 이뤘고, 서울시는 협상대상자를 정해 아직 추진 중이다. 한국사회주택협회에 의하면 사회적 주택, 위스테이 등 광의의 사회주택까지 포함하면 5,000호 가까이 된다.

국내 사회주택은 작년 9월 기준 약 2,000호가 운영 중이다. /자료=한국사회주택협회

사회주택, 조례로 끝? 법적 근거 갖춰야

현재 사회주택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주택공급 관점을 넘어 범정부·범부처 차원의 기획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동수 더함 대표는 지난 2018년 11월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실과 한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한 사회주택 포럼에서 정책사업과 결합한 재정 투입, 법제 개선 등을 위해 기획재정부, 지역 연계와 지역균형발전 관점에서 행정안전부, 보육·돌봄·의료 등 연계를 위해 보건복지부 등의 범부처적인 참여와 기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과 서형수 의원 등이 발의한 사회주택 관련 법률안. /사진=법안 모니터링 서비스 ‘캣벨(CATBELL)’

조례나 부처 정책을 넘어 법 차원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차원에서는 사회주택 관련 법(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8 사회주택 포럼에서 윤관석 의원은 “사회임대주택 확산을 위해 2016년 발의한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통과됐지만, 아직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계류 중이다”고 전했다. 그가 발의한 개정안은 공공성이 전제된 사회주택사업을 공공이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4월에도 법사위가 열렸는데, 여전히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작년 6월에는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사회주택, 자가 소유, 공공 및 민간 임대주택 등 주택 유형별 현황과 품질 등 서비스에 관한 사항을 담은 ‘주거안정보고서’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매년 국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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