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2일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특검법)'에 따른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과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조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 민 전 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에 각각 지명됐고, 채상병 특검에는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이 전 부장이 지명됐다./그래픽=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특검법)'에 따른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과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조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 민 전 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에 각각 지명됐고, 채상병 특검에는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이 전 부장이 지명됐다./그래픽=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오후 11시경,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사건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채상병 사망 사건 등을 수사할 특별검사 세 명을 전격 임명했다. 야권이 후보자를 추천한 지 약 8시간 만에 신속히 지명 절차를 마치며 '3대 특검'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특검 임명은 각 특검법의 성격과 수사의 독립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에는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사법연수원 19기), 김건희 특검에는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14기),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16기)이 각각 지명됐다. 조은석·민중기 특검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명현 특검은 조국혁신당이 추천했다.

◆ "사초 쓰듯 세심하게, 객관적으로, 명백히"…임명된 3대 특검, 각오 일제히 밝혀

새로 임명된 특검들이 13일 각자의 수사 방향과 원칙을 공개했다. '사초를 쓰는 자세', '객관적 접근', '억울한 죽음의 진실 밝혀야'한다는 대규모 수사를 앞둔 의지를 보이며 등 각오를 다졌다.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6./사진=뉴시스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6./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의혹을 수사할 조은석 내란 특별 검사는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특검은 대검 공적자금비리합동단속반에서 김홍일 전 의원과 안희정 전 지사를 기소했고,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부실구조 수사를 지휘한 특수통 출신이다. 그는 "수사팀 구성과 사무실 마련이 끝나는 대로 언론에 설명의 자리를 갖겠다"며 투명한 수사 준비를 예고했다.

김건희 특검 특별검사에 지명된 민중기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 특별검사에 지명된 민중기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전 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사건이 여론을 통해 여러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 그런 만큼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와 쟁점을 파악하고 사무실을 준비하는 데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대해선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민 전 법원장은 향후 특검보 인선과 수사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채 상병 특검 특별검사로 임명된 이명현 특별검사이 1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채 상병 특검 특별검사로 임명된 이명현 특별검사이 1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채상병 사망 사건을 맡은 이명현 특검은 "이 사건은 억울한 죽음이 있지 않나. 그 부분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며 수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과거 병역비리 수사 경험을 언급하며 "그때도 '덮어달라'는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고 소신껏 수사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국가안보실·국방부 장관 간 통화 내역이 나왔지만 다들 부인하고 있다. 한쪽만 시인하면 쉽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 중 일부는 제 후배로,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서 "필요한 인물은 누구든 수사에 참여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 출신이자 군 경험 26년의 경력이 임명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역대 최대 규모…이르면 이달 말 수사 개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특검법 거부권 규탄 긴급기자회견고 있다.2024.11.26./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특검법 거부권 규탄 긴급기자회견고 있다.2024.11.26./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매번 초됐던 이번 3대 특검은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다. 내란 특검은 총 267명(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검사 60명, 특별수사관 100명, 공무원 100명), 김건희 특검은 205명, 채상병 특검은 105명 수준이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12일 "수사 능력과 함께 큰 특검 조직의 업무를 배분하며 통솔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기준으로 두고 추천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도 앞서 열린 브리핑에서 "확고한 내란 청산 의지와 개혁성, 외부의 압력과 청탁을 거부하는 강단 있는 성품 등이 당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부터 3대 특검의 전면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내란특검법안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내란 행위, 외환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총 11가지 범죄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파견 검사는 기존 40명에서 60명으로 확대됐고, 전체 특검팀은 최대 266명 규모에 170일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김건희 특검법안은 기존의 명태균 특검법안과 김건희 특검법안 등을 통합해 명태균·건진법사 선거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창원 산업단지 개입 등 15개 부문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발견되면 추가 수사도 가능하며, 전체 규모는 205명, 수사 기간은 170일이다.

채상병 특검법안은 2023년 7월 해병대 채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된 수사 방해·은폐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총 105명 규모, 수사 기간은 14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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