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즉흥 연설을 하는 가운데 이 후보 주위로 인파가 몰려있다. (공동취재)/뉴시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즉흥 연설을 하는 가운데 이 후보 주위로 인파가 몰려있다. (공동취재)/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5월 10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첫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가장 먼저 등록 절차를 마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심야의 후보 교체 논란으로 내홍에 빠진 국민의힘은 이날 후보 등록조차 하지 못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날 오전 9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리인을 통해 대통령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한 가운데 이 후보는경남 창녕 등 영남 지역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지역 명망가인 '진짜 어른' 김장하 선생을 예방하며 지역민심 공략에 나섰고, 시장 유세와 상인들과의 즉석 소통에도 나서는 등 현장 밀착 행보를 보였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 진주시 한 찻집에서 김장하 전 남성문화재단 이사장과 차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0./뉴시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 진주시 한 찻집에서 김장하 전 남성문화재단 이사장과 차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0./뉴시

"내란당의 내란후보"…국민의힘 작심 비판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해 거듭 강도 높은 표현으로 직격했다. 그는 "그 집안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온다. 그게 무슨 정당이냐"며 "당내 쿠데타, 내란당이 내란 후보를 옹립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가만히 있으면 상대가 자빠져서 이기는 경우가 있다"며, 혼돈에 빠진 국민의힘을 간접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의 최근 통화도 공개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는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며, “홍준표 대표 같은 훌륭한 분들이 함께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야권 내 개별 인사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후보 등록 첫날 6명 접수…국민의힘은 '공란'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0일 기준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이는 총 6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자유통일당 구주와, 무소속 송진호, 무소속 황교안이 등록을 마쳤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후보 등록 절차를 강행 중이지만, 법적·절차적 정당성 논란으로 등록이 미뤄진 상태다.

후보자 등록은 11일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기호는 등록 마감 이후 추첨으로 정해진다. 공식 선거운동은 12일부터 시작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대통령후보실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마치고 나와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문수 캠프 제공)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대통령후보실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마치고 나와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문수 캠프 제공)

정치권 "후보 약탈", "새벽 쿠데타"…국민의힘 내홍 폭발

국민의힘 내에서는 후보 교체를 둘러싼 반발이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홍준표 전 시장은 "미쳐도 곱게 미치라"며 '파이널 자폭'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경원 의원은 "내가 사랑하던 국민의힘이 아니다", 조경태 의원은 "입당 하루 만에 대선 후보가 되는 이런 코미디가 어딨냐"고 일침을 가했다. 김무성 상임고문도 "비민주적 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자들은 "후보직 강탈", "심야 쿠데타", "강탈극"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당원 단체 대화방에서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야권 전반과 다른 정당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정당한 후보를 무력화한 정치 쿠데타"라며, "이쯤 되면 이재명 밀어주기 밀약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번 국민의힘 혼란을 '민주주의 파괴의 실체'로 규정하며, 본선 캠페인에서 이 사태를 주권 침해, 정치 기만, 무책임한 권력 사유화의 상징으로 부각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전남 등 강세 지역과 험지를 오가며 '통합과 책임'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전국단위 유세 동선을 가동한 셈이다.

한편, 김문수 전 후보는 효력 정지 가처분을 추가 신청했고, 한덕수 후보는 국민의힘 내부 단일화 논란 속에서 여전히 법적 자격 논란을 안고 있다. 국민의힘이 기호 2번을 확보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