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치고 떠나는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5.05.09./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치고 떠나는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5.05.09./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한 김문수 대통령 후보를 일주일 만에 교체한 사태를 두고 시민사회단체 '12.3 민주연대'가 10일 "정당 민주주의의 파괴이며, 내란정당으로서 정치 생명을 다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 또한 "야밤의 정치 쿠데타"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정국은 본격적인 법·정치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12.3 민주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후보를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새벽 시간 비상회의와 단 1시간짜리 후보 등록 공고를 통해 한덕수 전 총리를 기습 등록시킨 것은 정당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절차마저 내던진 정치적 자해"라고 규탄했다.

연대는 특히 지난해 말 논란이 된 12월 3일 계엄령 모의 상황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그 사건을 사실상 방조하며 헌정 파괴에 동조했다. 당시부터 ‘내란 정당’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대선 후보 교체 과정은 그 흐름의 연장선"이라며 "이제는 민심뿐 아니라 당헌과 법치까지 버린 권력 집단으로 퇴행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후보 자격 박탈 통보를 받은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당헌을 무시한 채 야밤에 정치 쿠데타를 벌였다"며 "대한민국 정당사뿐 아니라 세계 정당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12.3 민주연대는 논평에서 "한때 자유와 질서, 공동체를 내세우던 정당이었지만, 지금의 국민의힘에는 절제도, 신뢰도, 책임도 없다”며 “보수를 자처할 자격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김문수의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선출된 후보를 지도부가 일방 폐기하고 관료 출신을 밀어넣은 방식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정치조직의 행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연대는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국민은 이 정당의 마지막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당 해체 수준의 정치적 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장은 당내 분열로 확산…야권 연대 구도에도 변수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공식 추인할 예정이지만, 당 안팎에선 비상대책위원회의 자격 문제와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조경태, 배현진, 장동혁 등 일부 의원은 "헌정사에 남을 절차적 파괴"라고 비판했고, 시민단체들 역시 '국힘당 해체', '내부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보수 진영 내부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정권 교체론보다 당 주도권과 공천권 다툼,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전면에 부상하는 모양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문수의 퇴장 이후에도 법정 공방과 당내 내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보수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2.3 민주연대 제공
/12.3 민주연대 제공

 

[12.3 민주연대 논평]

"내란정당 '국민의힘', 생명을 다한 정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국민의힘이 끝내 정치적 생명을 다했다.

지난 5월 초,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대선 후보를 불과 일주일 만에 지도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철회하고, 새벽 시간의 비상회의와 단 1시간짜리 후보 등록 공고를 통해 한덕수 전 총리를 기습 등록시킨 이번 사태는 정당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절차마저 내던진 행위다. 이는 단순한 전략 변경이나 내부 갈등이 아니라, 당헌과 민심, 그리고 법치의 질서를 모두 짓밟은 중대한 정치적 자해다.

우리는 이 정당이 이미 12월 3일 계엄령 모의 사건을 사실상 방조하며 헌정 파괴에 동조한 그 순간부터 ‘내란 정당’이라는 실체를 드러냈다고 본다. 이후에도 국민 앞에 어떤 반성도, 책임도 내놓지 않았으며, 대선 국면에서는 아예 당원들의 의사까지 폐기하고 지도부가 기획한 결과만을 밀어붙이는 권력 집단으로 퇴행했다. 한덕수의 복귀는 단지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국민’과 ‘보수’라는 이름에 더 이상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자인이다.

보수는 원래 절제와 신뢰, 그리고 책임의 정치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에는 절제도, 신뢰도, 책임도 없다. 공당으로서의 자격은 이미 상실되었고, ‘보수’를 자처할 자격조차 없다. 한때 ‘자유와 질서’, ‘공동체’라는 이름을 내세웠지만, 그 이념은 모두 껍데기가 되었고, 당헌은 스스로 무효화되었으며, 정치적 생명은 조작된 절차와 민심 왜곡 속에서 완전히 고갈되었다.

국민의힘의 최후는 비극이 아니라, 한 시대의 부끄러운 퇴장이다. 그들은 정의롭게 무너진 것이 아니라, 비열하게 스스로를 붕괴시켰다. 김문수 후보의 정치적 입장과는 별개로, 선출된 후보를 지도부가 폐기하고 관료 출신 후보를 밀어 넣는 일련의 과정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정치조직의 행태가 아니다. 이는 무책임한 생존 본능이 낳은 정치 기형이며, 국민과의 계약을 스스로 파기한 정치적 배신이다.

생명을 다한 정당은 퇴장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내란정당'으로서의 오명을 벗지 못했고, 정치적 존재 이유 또한 상실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처럼 제도 안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부터 정리되어야 한다. 국민은 그 끝을 기억해야 하며, 새로운 정치는 이 몰락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2025년 5월 10일

12.3 민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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