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신(新) 출입국 이민정책은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해법인가, 재앙인가?"

이주와 이민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엄격한 비자 제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사회적 접근은 세계화 관점에서 참여 민주주의인 풀뿌리 민주주의, 임금노동자 사회안전망 확보, 지방 자치 강화로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지방소멸과 부족한 노동력 위기를 해소하고자 이민정책을 추진하려면 지역의 생활인구, 관계인구 개념을 도입해 이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야합니다.  <이로운넷>과 <아시아의친구>들이 공동 기획한 '이주와노동' 특집 연재 기획이 지역사회가 이주민과 공생하는 대안과 제대로 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주    

농촌인력 지원방안 마련을위한 토론회./사진제공=아시아의친구들
농촌인력 지원방안 마련을위한 토론회./사진제공=아시아의친구들

"고용 이주노동 100만 시대, 농어민단체와 농정이 고민해야 할 문제들" 

윤양진 ㈔익산시농업회의소 사무국장 

필자는 ㈔익산시농업회의소 사무국장을 맡아 6년째 활동하고 있다. 농업회의소란 소멸해가는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하여 농민, 농민단체, 농협을 아우르는 농업계의 대표조직으로 농민들의 의견을 농정에 반영시키는 대의기구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시범사업으로 45개소(광역 2개소, 시․군 43개소)가 선정되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고, 27개소(광역1, 시·군 26)는 운영 중이고 18개소는 설립 준비 중이다. 21대 국회에서 농업회의소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였으나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법제정에는 이르지 못하고, 22대 국회에는 3개의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해서 설립되고 운영되고 있는 조직이다. 농업회의소법이 제정되면 농민을 대표하여 민과 관을 잇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힘들고 작업환경도 열악한 농업노동은 어느새 3D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여건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합법, 불법 여부를 불문하고 농업을 지탱하고 있는 축이 되어 이들이 없으면 파종과 수확을 포기해야할 상황에 처해 있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농업분야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어서 인종을 가리지 않고 노동하는 사람들이 보다 보람 있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절실하다. 

농민들은 농번기 농작업이 단기간(2개월 미만)에 인력수요가 집중되는 특성과, 상시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상시고용 보다는 일용근로자를 선호한다.

익산시는 농촌인력중개지원사업을 농협이 운영하고 있으나 부족한 인력을 충족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으며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운영 및 일시적 단기인력을 농가에 배정할 수 있도록 공공형 계절근로제 추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공형 계절근로제 추진 주체인 농협은 농촌인력에 관련해서는 고민이 없고 조합장의 차기 선거와 농협경영이라는 굴레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중간지원조직(농촌인력 지원센터)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교육, 공공형 계절근로 운영, 숙소 관리, 운송 등을 운영할 중간지원조직과 민-관 협력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 농업회의소는 읍·면조직과 분과조직(식량분과, 원예특작분과, 축산분과, 농촌활력분과, 청년농업인분과, 여성농업인분과)을 가지고 있으며 농민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농업회의소는 농촌인력 지원센터를 농민들과 함께 잘 운영할 수 있는 토대와  상근인력을 가지고 있지만, 행정은 단순히 인력의 수급만을 고민하지 그 이상은 고민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외국인 노동자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방법이 없는 현실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히 임금이 싼 농업 노동자로만 바라보지 않고 이들을 농업의 한축으로 생각하며 동등한 한사람의 인간으로 이들이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도록 문화, 복지, 의료 다양한 체계에서 농민, 민간, 행정에서 다양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윤양진 사무국장./사진제공=아시아의친구들
윤양진 사무국장./사진제공=아시아의친구들

 

다음은 윤양진 사무국장과 나눈 질문과 답입니다. 

Q 농업 내 합법적인 외국인 농업노동자 수가 애초 부족합니다. 수확철이 오면 비자 없는 노동자라도 고용해야 하는 실정에 대해 농민들은 "농민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씀들 하십니다. 정부의 새 정책들이 나온 후 농촌 현실이 좀 달라지고 있나요 

(윤양진) "농업 노동이 힘들고 노동여건이 열악하니 내국인의 농업 노동 기피는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로 들어온 농업노동자로는 농사일을 해 나가는 게 턱없이 부족해요. 외국인노동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외국인노동자는 합법, 불법 여부를 불문하고 농업 부문을 지탱하고 있는 축이에요. 이들이 없으면 파종과 수확을 포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합법만 쓰라는 이야기는 농사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 아니고. 농민들이 영농을 유지하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농촌인력이 부족하니 인건비가 상승하고, 사설 용역 시장의 외국인 노동자마저 더 높은 임금을 찾아 전국을 순회하는 현상까지 빚어졌어요. 되려 인건비가 폭등하는 상황이 벌어진거죠. 

농촌의 고령화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농업 분야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거예요." 

Q 이주노동자, 농가 고충을 반영한 해결방안은 무엇일까요? 

"외국인 노동자는 합법, 불법 여부를 불문하고 농업 부문을 지탱하고 있는 축이며, 이들이 없으면 파종과 수확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에요. 시설원예(딸기, 방울토마토, 상추 등)의 인력 부족이 지속되고 2021년 고구마 파종시기와 양파 수확 시기가 맞물리면서 하루 인건비 20만 원을 지불해도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농업 분야 고용인력 부족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향후 농업고용인력에 관한 지원체계 구축, 정기적 실태조사 실시 등을 통해 안정적 농업노동력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정책 추진되었으면 합니다. 인력수급 관리 계획 수립에 필요한 조직을 구성해야 실제로 농가의 고충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Q 농민들이 농촌인력 확보에서 가장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숙소 문제입니다. 이주노동자들도 숙소 어려움을 호소했고요.

"컨테이너, 하우스 등 무허가 건물 숙소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위하여 숙소를 새로 건립하거나 집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어주고 하우스에서 기거하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익산시는 농식품부 사업으로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였으나 농식품부에서 작은 규모의 마을형으로 진행되어 외국인 기숙사 건립사업은 접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 임대료 지원 사업으로 전환하였어요. 숙소에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있으면 발생할 여러 가지의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농민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때 가장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여전히 숙소 문제입니다. 숙소가 단순히 잠자리의 공간이 아닌 문화, 복지 종합공간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꼭 필요하다고 행정에 계속 제기하고 있으나 다수의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있으면 여러 가지의 문제가 발생하고 관리문제가 있다는 담당자의 답변만 되돌아오는 현실이며 다른 지역의 성공사례가 있으면 벤치마킹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숙소가 단순히 잠자리의 공간이 아닌 문화, 복지 종합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Q 농민과 이주노동자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는 제언을 부탁합니다.

"익산의 하우스 농가의 일부는 새벽이면 논산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데리러 갑니다. 이유는 딸기, 상추 분야별로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왕복 1시간 남짓 걸려도 작업의 완성도와 속도에서 농가를 만족시켜요. 미등록 노동자 3~10년 차 전문성, 계절근로자 3~8개월 초보자, 전문성면만 보면 미등록 노동자가 월등히 나으니 합법근로자로 대체가 불가능하며 단속만으로 절대 해결되지 않으니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숙련된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미등록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Q 인력지원 시스템과 관련하여 일을 해보신 경험 공유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2019년 중국 집안시와 MOU를 맺어 처음 시행된 계절근로가 3개월 농작업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공항에서 농가들이 계절근로자에게 그동안 수고했다고 인사하며 텔레비전 등 다양한 선물을 근로자들에게 전달하고 다음에 꼭 오라고 약속까지 했어요

가장 바쁜 3개월 자기 일처럼 농사일을 열심히 잘 해주어 고맙고 가족같이 지내던 근로자를 보내는 아쉬움까지 남으니, 바쁜 일을 도와주고 떠나는 친척을 보내는 마음 같았어요. 마음과 마음이 서로를 이어주지 않았나 생각해요. 시스템을 고민하되 우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하며 이어지는 관계를 만드는 일에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 

농촌인력 지원방안 마련을위한 토론회./사진제공=아시아의친구들
농촌인력 지원방안 마련을위한 토론회./사진제공=아시아의친구들

 

필자: 윤양진 ㈔익산시농업회의소 사무국장 / 인터뷰 정리: 차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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