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6.03./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6.03./뉴시스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해저 석유 관련 발표 중 언급된 액트지오(act-geo)사에 페이퍼컴퍼니 논란이 일고 있다.

취임후 첫 국정브리핑에 나선 윤 대통령은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라고 발표했다.

윤대통령은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 국내 심해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라면서 "우리 정부에 들어와 지난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990년대 후반에 발견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언급한 유수 전문기관은 액트지오를 빅터 아브레우 박사가 설립한 아브레우 컨설팅이 모체인 기업으로 알려졌다.

한 교민이 방문한 에그지오 본사 주소지. 임대중이라는 간판이 세워져있는 빈집이었다. /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한 교민이 방문한 에그지오 본사 주소지. 임대중이라는 간판이 세워져있는 빈집이었다. /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그런데 한 교민이 올린 '액트지오 방문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페이퍼 컴퍼니로 추정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글쓴이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 앞바다에 엄청난 양의 석유를 찾아준 액트지오라는 회사의 본사를 방문해봤다"라면서 "운이 좋게도 액트지오 본사에서 10분도 안걸리는 곳에서 거주 중이라 강아지 데리고 산책도 할 겸 슬슬 가봤다"라고 방문 동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나가는데 뭐가 느낌이 쎄했다(섬뜩했다)"라면서 "집 앞에 임대(forlease)간판이 서있었다"라며 "살펴보니 건물은 비어있었다. 창문으로 보니 이미 정리가 끝난 집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중개인에게 해당 가옥에 대해 문의해 보니 '이미 나갔다. (임대료는)월 7천불이고 실거주(예정자)가 계약했다'라고 안내 받았다"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실제 방문해서 해당 가옥을 촬영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과 사진의 메타데이터를 첨부했다.

해당사진의 촬영지와 촬영기기, 촬영조건 등의 기록이 담겨진 메타데이터 /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해당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 발견 논란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도 온 나라를 산유국의 꿈을 키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대표적 보수논객이라 불리는 조갑제 씨는 전날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 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1976년의 일이 떠올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짜로 판명된 포항석유발견 대소동이다."라면서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하여 꿈 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대서특필했던 신문 갈무리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대서특필했던 신문 갈무리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대서특필했던 신문 갈무리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대서특필했던 신문 갈무리

과거 7광구에 대해 오랫동안 추적해왔던 KBS 출신의 홍사훈 기자는 4일 "석유 시추를 하는 민간회사 등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이미 작년에 올해 10월부터 영일만 앞바다 시추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통령이 이 시점에 말한 것이 너무 뜬금없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공기관 입찰 전문 사이트에도 이미 정부가 작년 11월에 동해 8광구와 6-1광구 탐사시추를 위한 용역 계약 의뢰를 한 사실이 드러나 있었다고 한다.

홍 기자는 "왜 윤석열 대통령은 7개월이 지나서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인지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현재 일본과 공동개발 협정이 곧 만료될테 가능성이 보다 높은 7광구에 정부가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가 '대왕고래'라는 이름을 붙인 시추지는 이번에 처음 시추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시추를 했던 지역이었다. 3년 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시추를 했던 바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정부는 어떤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 국민들은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사실이 드러나자 급하게 국면 전환을 위해 꺼낸 꼼수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윤대통령이 취임후 첫 정책브리핑에서 직접 설명한 이날 논란은 윤대통령이 자주 만난다고 했던 천공의 영상도 화제로 이어지고 있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방송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나. 앞으로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 (중략) 파면 다 나온다. 가스고 석유고 많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올해 1월 촬영한 영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주 뒤 대통령이 "동해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해 논란은 더 증폭되고 있다.

[천공 정법] 홍익인간. /'정법시대' 유튜브 영상 갈무리
[천공 정법] 홍익인간. /'정법시대'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