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에서 전하는 사회적가치 “지방은 기회의 땅”
팔도에서 전하는 사회적가치 “지방은 기회의 땅”
  • 이로운넷=최범준 인턴 기자
  • 승인 2019.09.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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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일 '지방에서 왔습니다’ 행사에 전국 로컬크리에이터들 한자리에 모여
19일, 토크콘서트 ‘그냥 간 놈, 딴 데 간 놈, 돌아온 놈’ 개최
마을공동체, 농사, 코워킹, 빈집프로젝트 등 활동 소개
우리나라 수도권의 면적은 전체 국토의 12% 수준이다. 그럼에도 인구의 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만큼 활동 기회도, 자원도 수도권으로 몰린다. 상황이 이러하니, 수도권 외 지역 기업가들은 투자 유치나 홍보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4일간 열리는 '지방에서 왔습니다'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기업들에게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IFK임팩트금융’이 주최하고 목포 소셜벤처 ‘공장공장’이 주관한다. 강원·경상·전라·제주·충청권에서 총 20개 기업이 서울의 중심 명동으로 와 나흘간 교류·소개의 장을 연다. 미디어 협력사로 참여하는 본지는 각 권역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지방소멸시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인구와 기회 쏠림, ‘지방’이라는 단어에 담긴 부정적 사회인식...이러한 현실에서 ‘지방’을 창조와 도전의 무대, 삶의 질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바꿔가는 사람들이 서울 명동에 모였다.

서울 밖에서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공개 대잔치 '지방에서 왔습니다’ 행사 첫날인 19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 모인 로컬크리에이터들은 토크콘서트 ‘그냥 간 놈, 딴 데 간 놈, 돌아온 놈’에서 "지방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방에서 왔습니다’ 행사 첫날 진행된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로컬크리에이터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연고가 없던 다른 지방으로, 원래 지방(고향)으로 돌아가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4인 홍동우 공장공장 대표(그냥 간 놈) 유지황 팜프라 대표(딴 데 간 놈) 남성준 다자요 대표 김신애 널티 대표(돌아온 놈)가 패널로 참여했고, 장재열 좀놀아본언니들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토크콘서트에 앞서 이종수 IFK임팩트금융 대표는 “기운 넘치는 팔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인사를 전하며 “청년들이 지방으로 가는 근거와 인프라를 만들어주는게 중요하며, 이는 임팩트금융이 하는 일인 만큼 앞으로도 응원하고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수 IFK임팩트금융 대표가 토크콘서트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디지털 노마드가 찾는 목포를 꿈꾸며

홍동우 공장공장 대표는 “지방은 ‘서울이 아닌 지역’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는데, 주로 뒤쳐지고, 고리타분한 곳이라 사람들이 생각한다”며 “오히려 지방은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공장공장은 ‘빈공간을 함께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전남 목포에서 괜찮아 마을을 운영 중이다. 

이날 자리에서 홍 대표는 괜찮아 마을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국내와 해외를 여행하며, 여행을 통해 공유경제를 접했다. 서울에서 공유스쿠터를 운영하던 그는 ‘하고 싶은 게 아니다’는 생각에 사업을 정리한 후 전국에서 할 수 있는 놀이,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청년들이 여행으로, 새로운 친구를 통해 자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청년들이 힘들 때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20~30대 자살률이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다는 통계도 그에게는 자극제가 되었다. 괜찮아 마을은 이 같이 ‘빠진 산업이 있다’는 문제의식 위에서 만들어졌다. 

'그냥 간 놈' 홍동우 공장공장 대표가 괜찮아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그냥 간 놈' 홍동우 공장공장 대표가 괜찮아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괜찮아 마을은 전남 목포에 있는 빈집에서 청년들이 실패해도, 그냥 널브러져도 괜찮은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들은 ‘어쩌면’ 여기서 기회를 발견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쟁, 평가, 심사, 수상 등이 없고 서로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관계로 6주를 지낸다. 기간이 끝날 즈음에는 각자 가진 재능을 활용해 영화, 음악, 음식, 지역 서비스 등이 만들어졌다.

괜찮아 마을은 현재 29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홍 대표는 더 나은, 지속가능한 공동체 모델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리, 치앙마이처럼 목포를 디지털노마드가 찾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함께 살아가는 혁신공동체 괜찮아마을 / 사진=공장공장

#청년들, 팜프라 하세요!

유지황 팜프라 대표는 이집트 배낭여행 당시 차 밑에서 잠을 청하는 7~8살 아이들의 모습을 본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이를 통해 타인을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식주학(食宙學). 스스로 먹을 것을 길러낼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지황 팜프라 대표가 다른 나라들의 농사 환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 대표는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했지만, 돌아온 주변의 반응은 땅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이었다. 아무런 자산이 없는 청년 농부였던 그는 일본, 이탈리아, 벨기에 등 세계를 돌며 농업기관, 농업현장을 찾아 공부했다. 7년 전부터 청년 창업 농부에게 돈을 지원하는 일본 사례를 보며 “사회가 청년을 중요한 사람으로 대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청년이 농사를 짓겠다 하면 토지, 네트워크, 생산지원 등을 제공하는 벨기에 사례를 통해 “사회 시스템을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생태공동체 디자인교육을 받고, 정책과 제도 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시스템을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동식 목조주택 코부기 프로젝트를 통해 육체노동자를 위한 집을 만들고, 이를 모듈화시켜 워크샵을 개최하는 등 필요한 요소들을 갖춰나갔다.

팜프라는 이동식 목조주택 코부기를 모듈화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사진=팜프라

팜프라는 최근 경남 남해에 입주했다. 팜프라는 청년들이 촌라이프스타일을 만들며 살기 위해 필요한 점들을 조사해 반영했고, 자치운영시스템을 갖춰 마을 운영에 도입하는 등 관계를 만들고 있다. 지자체와 마을어르신들 역시 청년들을 돕고 있다. 

유 대표는 “매년 새롭게 기획하고 확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촌라이프를 꿈꾸는 청년들이 ‘팜프라 한다’고 했으면 좋겠다”며 “다음세대를 위한 팜프라 환경, 삶의 다양성을 줄 수 있는 팜프라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 국민의 주주화를 꿈꾸며, '다자요 빈집 프로젝트'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제주도에서 유휴공간 재생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림 월령이 고향인 그는 서울 강남에서 거주했고, 은행, 개인사업 등을 하다가 제주로 돌아가 빈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제주도의 고즈넉함을 즐기는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리조트 시설이 들어서며 제주의 고즈넉함을 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에 있는 빈집으로 호텔 800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다자요 빈집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그는 “개발이 돈이 되는 사회에서, 가치가 돈이 된다면 가치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토박이 남성준 대표가 다자요 빈집프로젝트와 제주 지역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다자요는 빈집을 10년 이상 무상임대해 리모델링해 운영한다. 코워킹, 코리빙공간, 스타트업 이주 공간 등으로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빈집의 자산가치가 상승하고, 지역재생도 이끌어 내고 있다.

다자요 빈집 프로젝트는 현재 ‘비어있는 단독주택을 숙박업소로 활용할 없도록 제한’하는 법적인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는 쉬고 있는 빈집을 잘 고쳐 하루 재워주는 게 큰 범죄인지 되물으며 “임직원, 주주가 사용할 수 있는 사택 모델 전환 등 소유 구조, 사업 구조 개선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규제프리존 제도, 국회 및 정부를 통한 입법활동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다자요가 빈집을 활용해 만든 첫번째 프로젝트, 도순 돌담집 / 사진=다자요

#느린 시간이 흐르고, 사람의 밀도가 낮은 곳, '태백 무브노드'

김신애 널티 대표는 태백이 고향이다. 디자인 서적을 만들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좋아하던 그림을 쉽게 배울 수 없는 환경을 ‘저주받은 삶’이라고 표현한 그는 태백을 버리고 싶었던 고향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와 고시원에서 거주하며 2년간 게임을 배워 게임개발자가 되었지만, 회사를 1년도 다니지 못했다. 학교밖청소년들과 게임 만드는 일을 준비했지만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실패를 경험했다. 당시를 그는 “자신과 일을 동일시 하는 게 맞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 후 제주 한달살이, 제주걷기에 나서며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아무 목적지 없이 제주도를 5~6시간을 걸었고, ‘감각’을 다시 느끼게 됐다. 제주도에서 보낸 시간은 김 대표에게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김신애 널티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에서 느낀 감각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었던 서울을 벗어나 ‘현재’를 생각하게 했고, 그는 고향 태백으로 돌아갔다. 김 대표는 현재 태백 하장성에서 놀며 일하는 코워킹스페이스 무브노드(MOVENODE)를 운영하고 있다. 느린 시간이 흐르는 태백에서 이웃들, 친구들과 살 수 있는 공간 떠도는 삶을 지지하는 공간 지역청년세대가 공백을 제거하고 놀 수 있는 공간 지역문화와 새로운문화가 섞이는 공간을 지향한다.

태백 하장성에 자리잡은 무브노드 코워킹 스페이스 / 사진 : 무브노드

그는 “이번 발표를 준비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처음 세웠던 목표들을 모두 이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과 있는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무브노드를 ‘애증’이라고 표현했다. 무브노드에 모르는 손님이 처음 왔을 때 ‘자신이 개처럼 사람을 반기더라’며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당시 그 마음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밀도가 낮은 공간에서 사람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다며 경험을 설명했다. 사람과 함께 자연의 소중함도 언급했다. 자신의 치유를 위해 태백에 갔다는 그는 “태백과 무브노드가 사람들에게 힐링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지방에서 왔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 

사진. 박재하(이로운넷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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