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도권의 면적은 전체 국토의 12% 수준이다. 그럼에도 인구의 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만큼 활동 기회도, 자원도 수도권으로 몰린다. 상황이 이러하니, 수도권 외 지역 기업가들은 투자 유치나 홍보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4일간 열리는 '지방에서 왔습니다'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기업들에게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IFK임팩트금융’이 주최하고 목포 소셜벤처 ‘공장공장’이 주관한다. 강원·경상·전라·제주·충청권에서 총 20개 기업이 서울의 중심 명동으로 와 나흘간 교류·소개의 장을 연다. 미디어 협력사로 참여하는 본지는 각 권역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강릉] 지역을 재해석해 새로운 물결을, '더웨이브컴퍼니'

더웨이브컴퍼니는 강원도 강릉의 대표 지역축제, 강릉 단오제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천년단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더웨이브컴퍼니

강원도 강릉의 전통 명절인 '단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다. 1518년(중종 13)에는 설날·추석과 함께 ‘삼대 명절’로 정해졌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올해 강릉시와 협력해 강릉 대표 축제인 단오제의 세 가지 주제 △난장 △먹거리 문화 △세시풍속 체험을 재해석해 방문객들이 더 나은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천년단오 프로젝트’를 맡았다. 강릉단오제 남대천 단오장 내 청년 공간 '단오 놀자'를 만들고, ▲별별 단오 ▲맛나 단오 ▲신난 단오 세 가지 섹션을 구성해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들였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지역의 정체성을 발굴해 브랜드로 만드는 사업을 한다. 기획, 디자인, 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모여 작년 회사를 설립했다. 구성원들은 경영, 디자인, IT 등 다양한 창업 및 실무경험을 기반으로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낸다.

지역 공유업무공간인 ‘파도살롱,’ 30년 이상 운영되다 문을 닫은 캬바레를 재생해 여행자 아지트로 만든 공간 ‘희나리’ 등 장소를 브랜드화했다. 또한, 강원도의 도시별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루고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매거진 ‘033,’ 바다와 사람 그리고 사람의 경험을 잇는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마켓 ‘바잇’ 등을 운영 중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지역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컨설팅, 프로젝트 디렉팅 등에 나선다. 

최근에는 강원 지역 내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LCA(Local Creator Acceleration)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태백] 쇠퇴하는 석탄 도시 움직인 '무브노드'

무브노드에서는 다양한 태백 지역사회 활동가들과 디지털 노마드들이 소통하며 문화를 생산하고 확산시킨다. /사진=무브노드

강원도 태백의 조용한 마을, 하장성에는 ‘놀며 일하는 공간’이 있다. ‘무브노드(MOVENODE)’라는 청년 기업이 운영하는 공유 업무 공간이다. 공간 디자이너와 게임 디자이너가 협업해 조성한 이곳은 일반 카페 기능에 더해 지역사회 청년들이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장으로, 도시 직장인들의 워크숍 장소로, 특색 있는 지역 문화 개발 공간으로 활용된다. 1층에는 소규모 서점 ‘막장책장’을 운영한다. 장성로를 따라 걷다 주택가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기억을 모으는 미술관 ART-TEA’도 함께 관리한다.

무브노드는 ‘MOVE(움직이다, 움직이게하다, 달라지다, 바꾸다)’와 ‘NODE(마디, 교점)’ 2개 단어의 조합으로, ‘움직이다가 만나게 되는 곳,’ ‘움직이는 생각들이 연결되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다. 회사는 2016년 김신애 대표를 필두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성장했다. 현재 무브노드는 공간 대관과 더불어 행사·문화기획, 교육·인큐베이팅도 함께 진행한다.

[속초] 지역에서 나고 자란 서점 '문우당서림'

문우당서림에는 일반 도서부터 학습참고서까지 9만부를 보유하고 있다. 운영 중인 다목적 공간에서 문화 활동을 진행한다. /사진=문우당서림

'문우당서림(文友堂書林)'은 2층 250여 평 규모의 종합서점이다. 1984년 5평 규모로 개업해 현재는 강원도 속초에서 가장 큰 서점이다. 서가에는 다양한 분야의 도서가 약 9만부 채워져 있다. 서가 외에도 다른 활동이 가능한 별도의 공간과 40명 이상이 착석 가능한 좌석이 마련돼있다.

회사명에는 책과 사람의 공간이라는 서점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글월 문(책/글)' + '벗 우(사람/주변인)' + '집 당(공간)' + '글 서(책/글)' + '수풀 림(무성한 곳/모인 곳)' 총 5개 한자의 조합이다. 단지 책을 사고파는 서점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책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의 가치를 활성화하려는 소셜 미션을 갖고 있다.

미션을 이루기 위해 직접 노트·엽서·연필·에코백 등 MD 상품을 제작하거나 문화 활동을 진행한다. 현재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무료 글쓰기 수업,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 수업, 규방 공예 수업 등을 한다. 작년에는 음악회도 열었다. 비정기간행 매거진 ‘마음.이음.다음’도 작년부터 발간 중이다.

[춘천] 직장인 공감툰 만드는 '불개미상회'

불개미상회는 직장생활 공감툰을 연재하며 SNS에서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불개미상회'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소규모 디자인회사다. 2017년 6월에 직장생활을 소재로 한 컷툰 연재를 시작으로, SNS에서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으며 성장했다. 재미로 시작한 ‘재능낭비’는 실제 사업으로 발전했다. 그해 말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 주최한 ‘10대 출판사와 펼치는 출판 서바이벌 프로젝트?에 참여해 1위를 차지하면서 책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를 출판했다. 이 책 역시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애환을 유머로 풀어낸 책이다.

지금은 일주일에 두 번 ‘직장생활 공감툰’을 연재한다. 캐릭터 대부분이 실제 직원들의 이미지를 따온 모습이다. 일러스트 광고, 홍보 콘텐츠 제작, 애니메이션 광고 등으로도 영역을 넓혀 왕성히 활동 중이다. 삼성전자, 디즈니코리아, 롯데백화점, 쏘카 등 대기업과도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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