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2025년 조기대선을 앞두고 열린 두 번째 대통령 후보 TV토론이 23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주제는 '사회 갈등과 통합'이었지만 통합의 해법은 실종됐고, 후보 간 인신공격과 색깔론, 말꼬리 잡기만 난무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격돌한 이날 토론은 1차에 비해 정책 논의는 퇴색하고 정쟁만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날 2차 대선 토론에 대해 톺아보기로 한다.
◆"윤석열 심판"은 사라지고…김문수·이준석, 이재명 집중 공격
이날 토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과 내란 기획이라는 선거 배경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가 주를 이뤘다.
이재명 후보는 "헌정질서를 회복하고 진짜 민주공화국을 만들자"고 호소했지만, 김문수 후보는 "그럼 지금까지는 가짜 대한민국이었냐"며 정체성 공세로 맞섰다.
이준석 후보는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는가"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해 이재명을 비판했고, 권영국 후보는 "윤석열이 감옥이 아닌 거리에서 다큐멘터리를 즐기고 있다"며 "당장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 대신 말싸움…갈등과 통합 주제는 형식적
'사회 갈등과 통합'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통합에 대한 실질적 논의보다는 감정적 충돌이 부각됐다.
김문수 후보는 "사기꾼이 없어져야 통합된다"며 이재명 후보를 정면 비난했고, 이재명 후보는 "내란 사태가 통합을 방해하고 있다"며 반격했다.
이외에도 형수 욕설 논란, 소방관 갑질 논란까지 거론되며 개인사 공방으로 번졌다.

◆색깔론 재등장…기후·에너지 정책도 '친중몰이'로 퇴행
기대를 모았던 기후위기 해법 논의도 본래 취지를 벗어나 색깔론과 음모론으로 번졌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원자력 발전 확대를 주장하며 이재명 후보의 재생에너지 공약을 공격했고, 이준석 후보는 "풍력 발전이 중국을 위한 것이냐"는 식의 질문으로 '친중 프레임'을 씌우려 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산 비중이 더 크다"며 반박했지만, '킬 스위치' 음모론까지 제기된 부정적 토론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권영국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기후 없는 후보"라며 "전형적인 갈라치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의 '공격 정치'에 이재명, 방어 집중…판 흔든 건 없었다
토론 내내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간병비 공약, 호텔 경제학 우화, 국민연금 개편 방안 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공세를 주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방어에 집중했지만 핵심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이준석의 질문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줬다.
'호텔 경제학'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는 다소 정보 과잉으로 흐르며 논점을 놓쳤고, '15조 원 간병비' 공방에서도 구체적 재원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도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토론 준비도 미흡해 보였다.
"왜 성남의료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갔느냐"는 낡은 공격, "부정선거 의혹 제기 안 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 "원전에 가봤냐"는 비본질적 질문은 모두 역풍을 맞았다.
◆권영국의 변심? "현실은 이재명" 발언에 민주노동당 내부도 술렁
1차 토론에서 선명한 진보 정체성을 드러냈던 권영국 후보는 이날 "현실은 이재명"이라고 언급하며 지원의 뜻을 시사해 논란을 자초했다.
복지 공약에 있어서는 이재명 후보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지만, "밀어줄 테니 잘하라"는 식의 태도는 민주노동당의 독자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3차 정치 분야 토론 남아…유권자 눈높이에 다가설 수 있을까
이날 토론은 정책 중심이 아니라 정치적 수사와 말꼬리 공방이 중심이 되었고, 통합·복지·기후 등 주요 의제는 깊이 있는 논의 없이 표면만 스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준석 후보는 말재주로 판을 흔들었지만, 실질적 정책 비전은 드러나지 않았고, 이재명 후보는 방어에 급급하면서도 핵심 프레임을 잡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는 여전히 존재감이 희미했고, 권영국 후보는 1차 때의 선명함을 잃었다.
한편 제3차 대선 후보 토론회는 오는 5월 27일(월) 저녁 8시, 정치 분야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남은 토론에서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비전 있는 대선'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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