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쏘아 올린 김건희 여사의 '한남동 라인'이 연일 화제다. 이에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으로 본인이 인적쇄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직접 증명하라"고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며 공세 중이다.

◆ "김 여사 공적 지위 있는 사람 아닌데 라인 존재...아니라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지난 14일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김건희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닌데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이 기정사실로 하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그런 라인은 존재해선 안 된다"고 강조해 논란이 일었다.

한 대표 측에 따르면 '김 여사 라인'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돕거나 수행했던 인사들 가운데 현재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으로 기용된 인사들이다. 한 대표 측은 7명 안팎의 대통령실 인사들이 김 여사의 곁에서 직간접적으로 소통하며 정책이나 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그런 조직 같은 건 없다"며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반발했다.

15일 친한동훈 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김 여사 라인이) 7명밖에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인원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이전에 벌어졌던 그런 일들을 회상해 본다면 과연 합리적인 설명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 같다"고 표했다.

◆ 한남동 7인은 누구인가...민주당 "한 대표 특검법 수용해 직접 증명하라 아니면 '원조' 김건희 라인 격"

한민용 JTBC 앵커가 14일 뉴스룸에서 김 여사 라인이 없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황모 행정관의 존재를 제시하며 반박성 멘트를 하고 있다./사진=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한민용 JTBC 앵커가 14일 뉴스룸에서 김 여사 라인이 없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황모 행정관의 존재를 제시하며 반박성 멘트를 하고 있다./사진=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현재 김건희 여사의 '라인'으로 지목된 소위 '한남동 7인회'는 비서관 3명, 선임행정관 1명, 행정관 2명이다. 일각에선 이들을 일컬어 '일곱 간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중 한 행정관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물 명태균씨가 언급한 '황아무개'다. 명씨는 황아무개가 운전하는 차를 윤석열 정부와 함께 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황아무개 행정관은 윤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강원도 동해시 기업인의 아들로, 윤 대통령을 '삼촌', 김 여사를 '작은엄마'로 부를 만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출신으로 김 여사와 10여년간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진 A 비서관과 4·10 총선 직후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기용설'을 언론에 흘린 것으로 알려진 B 비서관, 2021년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대통령실을 떠난 C 전 비서관, 윤 대통령의 친척이자 대선 캠프에서 회계팀장을 맡았던 D 비서관 등이 한남동 라인으로 거론된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힉부총장은 15일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남동 라인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처럼 직책 없이 비선에서 역할하다 문제가 된 건 아니고 비서관이다, 행정관이다 다 본인 직책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런데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지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무나 공보 라인에 있는 분들이 아닌데 부적절한 정치행위를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라인'의 서두만 던졌을 뿐, 한 대표의 문제 제기가 재보궐 선거 패배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선거용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최고위원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발언 자료화면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최고위원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발언 자료화면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한동훈 대표를 향해 "김건희 특검으로 본인이 인적쇄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직접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활동 자제, 인적 쇄신 따위 말로 김 여사의 범죄 의혹을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 한다면 김 여사와 300번 넘게 카톡을 주고받은 '원조 김건희 라인'이라는 평가만 남을 것"이라고 한 대표를 향해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로 잠정 결론 지었다고 언급하며 "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공천개입과 선거개입 의혹도, 세관 마약수사 의혹도 그 외의 모든 의혹들도 검찰에 맡겨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김건희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한 대표도 이제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결별하라"며 "오늘이라도 김건희 특검에 찬성한다고 선언하고 특검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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