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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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지인들에게 심각한 코로나 상황과 혼돈스런 백신 접종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또 지인들이 궁금해 하는 것 역시 내가 지내고 있는 홍콩의 전반적인 코로나 상황이다. 활개쳤던 뜨거운 여름도 꼬리를 내리고 서서히 떠나가고 있건만, 코로나는 여전히 한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면, 홍콩의 상황은 크게 호전되었다.

현재 홍콩에서 발생하는 코로나 확진자는 거의 제로상태다. 해외 입국자 확진은 하루 0~3건 정도다. 백신 접종률은 1차는 58.3%, 2차는 46.4%다(8월 22일 기준). 백신 예약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시노백은 18세 이상부터, 화이자는 12세 이상부터 원하는 백신을 선택 할 수 있다. 예약 당일 1일 후부터 시간,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개인사정에 따라 변경도 용이하다. 출국시 필수인 코로나 PCR 검사도 원하는 장소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든지 가능하다.

홍콩 입국자는 백신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공항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양성인 경우는 정부시설에서, 음성인 경우는 정부 지정 호텔에서 격리를 한다. 격리기간은 출국한 나라의 위험수준과, 백신접종여부에 따라 각각 21일, 14일이다.  

얼마전 출국했다가 홍콩으로 돌아오면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엄격하다는 홍콩 입국과정과 격리를 직접 체험했다. 홍콩 공항에서 걸린 총시간은 대략 5시간이였다. 모든 절차와 서류검사는 철저하고 체계적이었다. 입국자들이 탑승했던 공항내 전철이나 버스는, 하차즉시 대기하고 있던 방역직원들이 투입되어 내부를 소독 한다. 지정좌석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은 담요, 물, 간단한 간식거리가 무한정으로 제공된다. 음성검사결과를 받은 후 입국수속을 하고 짐을 찾는다. 짐가방 하나하나에 놓여져 있는 소독 물티슈는 홍콩방역수칙의 섬세함과 철저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짐을 찾은 즉시 격리 호텔로 가는 방역차량 대기선에 또다시 줄을 서야 한다. 나는 공항호텔에 묶을 예정이라 이동거리는 걸어서 1분, 호텔 입구가 바로 앞인데도 개인적 이동은 허용되지 않았다. 공항호텔에 묶는 입국자들이 지정된 곳에 모두 집결한 후에야, 공항 경찰이 공항호텔 직원에게 인계해 함께 이동했다.

호텔의 방역수칙도 철저했다. 입국자들이 들어가는 호텔입구, 체크인/체크아웃 카운터는 따로 분리돼 있다. 호텔 직원들은 방역복으로 완전무장하고 2M 내 접근은 결코 하지 않았다. 정해진 엘리베이터로 차례차례 스스로 짐을 옮겨야 했다. 입실하기까지 나의 동선을 따라 소독 작업을 했다. 격리호텔에 머물며 지켜본 룸서비스, 코로나 검사 과정, 체크아웃 순간까지 철저한 방역수칙은 참 인상적이었고 홍콩 입국 전 머물렀던 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지난 7월, 이코노미스트에서 국가별로 일상회복지수(The Global Normalcy Index) 순위를 발표했다. 홍콩은 팬데믹 전 상황으로 회복된 수준이 96%로 세계 1위다. 우수한 결과가 있기까지 홍콩 정부의 철저하고 엄격한 방역수칙도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홍콩시민들의 높은 참여의식 덕분이기도 하다.

세상이 코로나를 인지하기 전인 2019년 연말, 홍콩에는 이미 코로나에 관한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지인들끼리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문자들이 오가곤했다. 홍콩정부기관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하기전인 2020년 1월부터 대다수의 홍콩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그 훌륭한 시민의식은 지속되고 있다. 

인간의 여러가지 감정들 중 ‘질투’는 막강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투’의 적절한 상대에게 적시에 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도 함께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 방역을 잘하고 일상회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을 질투해보면 어떨까? 실컷 질투하면서 한껏 더 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한국이 다시 한번 모범이 되는 사례를 보여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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